평균수명 증가와 더불어 갱년기 여성에 대한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여성 중 50세 이후 여성의 비율은 점점 증가세다.

우리나라 평균폐경 연령이 49.4세인 것을 고려하면 폐경 이후 기대수명까지 전체 일생의 1/3을 폐경 후 상태로 생존하게 된다. 따라서 갱년기 여성의 건강은 노년기의 건강과 삶의 질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원인이 되므로 적극적인 예방과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난소기능이 떨어지면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 갱년기증상이다. 여성호르몬은 자궁과 난소 뿐만 아니라 유방, 뇌, 심장, 뼈 등의 전신의 여러 장기에 영향을 주므로 갱년기가 되면 전신에 걸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대표적인 갱년기 증상으로 월경이 불규칙해지면서 얼굴과 상체가 화끈 달아오르는 느낌과 함께 땀이 많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다. 이와 함께 불안감, 우울 등의 감정변화, 기억력 감퇴가 동반되며 밤에는 수면장애로 숙면이 어려울 수 있다. 비뇨생식기 위축 증상으로 인해 질이 건조해지며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요실금이 생기기도 한다. 그 밖에 몸 여기저기가 아픈 관절통, 근육통이 증가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심혈관질환, 고혈압, 골다공증 등의 각종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리가 요구된다.

한의학에서는 갱년기 증상의 원인을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발생한 장부간 불균형으로 본다. 신장의 기능을 보충하고 간장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여 기를 소통시키고, 심장을 안정시켜 오장육부와 기혈의 균형을 바로잡아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게 된다.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으로 한약, 침, 뜸, 약침치료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상기되는 기를 내리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여 장부기능의 균형을 맞추어 증상을 개선시키게 된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한의치료가 갱년기 증상 개선에 효과적임이 밝혀진 바 있다. 2021년 발표된 ‘갱년기장애 및 폐경기후증후군의 한의표준진료지침’에서는 갱년기 증상인 안면홍조와 배뇨장애, 질건조 증상 등에서 유효하고 안전한 한의처방과 치료법을 제시했다.

최근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은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인 ‘한의의료기술 최적화 임상연구’에 최종 선정다. 이번 사업은 여성의학비만센터에서 맡아 ‘빅데이터 기반 여성갱년기장애 한의의료기술 근거합성 연구’라는 주제로 갱년기장애에 대한 한의 치료효과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의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다양한 치료방법 중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결정하고, 치료 예후를 예측하고자 한다.

평소 일상생활에서도 갱년기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갱년기가 되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져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으므로 균형 있는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을 유지시켜 주고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며, 골다공증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요실금 증상 완화에는 케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권고된다. 100세 시대에서 갱년기는 후반기의 시작일 수 있다. 적극적인 갱년기 관리와 치료를 통해 활기차고 건강한 후반기가 되시기를 바란다.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이지연 교수(한방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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