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 충남서 온열질환자 3명 발생
야외근로자 “습하고 더워 숨막혀”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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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주말 찜통더위가 찾아오자 곳곳에서 온열질환자가 다수 발생했다.

특히 올해 이른 더위에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평년보다 빠르게 나온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장시간 뜨거운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야외근로자들은 습한 기운과 여름 땡볕에 숨막히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만큼 적극적인 지도·감독이 요구된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충청권 곳곳에서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1일 오후 1시 2분경 충남 아산 선장면에서 고추밭에서 일을 하던 8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충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A(86) 씨는 밭에서 작업을 하다 의식장애와 오한 증상을 호소했다. 당시 A 씨의 체온은 무려 41.5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오후 1시 59분경 충남 공주 탄천면의 한 산업현장에서도 일을 하던 50대 남성이 온열질환 증상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B(50) 씨의 체온은 37.1도에 이른 상태로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충남 서산 팔봉면에서도 50대 남성이 양팔 저림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처럼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등장한 건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다.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 최고 낮 기온이 대전 33.1도 등 내륙을 중심으로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졌고 특히 그간 내린 장맛비로 인해 습도가 높아지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상승했다.

충청권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야외근로자의 작업 환경엔 빨간불이 켜졌다. 폭염 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 그늘, 휴식 등 3대 수칙을 준수해야 하지만 하루 동안 할당된 양의 작업을 끝마치기 위해서는 휴식조차 사치인 까닭이다.

충남 논산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A 씨는 “작물마다 수확 시기가 있어 장마 전후로 밭일을 해야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또 비가 내리기 전 농수로 정비도 해야 한다. 정해진 일을 해야 하니 쉬는 것도 점심을 먹을 때 빼고는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비닐하우스처럼 햇빛은 내리쬐는데 바람은 통하지 않는 곳에서 작업할 때가 가장 힘들다”라고 한숨 쉬었다.

장마가 소강상태에 접어들긴 했지만 더위와 습한 기운이 반복되면서 호흡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B 씨는 “휴식시간을 갖긴하지만 오랜 시간 쉬면 그만큼 일이 밀린다. 해야 할 일이 늘어나는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비가 예고되거나 흐린 날은 더위는 물론 후덥지근한 기운까지 더해져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얼마전에는 호흡이 쉽지 않아 잠시 앉아 물을 한모금 마셨는데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온열질환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걱정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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