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소자. KAIST 제공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연구팀이 11일 가천대 전자공학부 유호천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더 높은 데이터 처리 효율성과 집적도를 제공할 신개념 디지털 논리 회로 구현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3진법 논리 회로는 '0', '1', '2'의 세 가지 논리 상태를 사용해 정보를 표현하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같은 정보를 더 적은 논리로 표현할 수 있어 더 높은 정보 처리 효율성을 통해 반도체 칩의 고속화, 저전력화, 소형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논리 상태가 추가됨에 따라 세 가지 논리 신호를 모두 안정적으로 출력하기 어려운 문제, 2진법 논리 체계가 3진법 논리 체계와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 문제 등으로 상용화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3진법 논리 회로의 출력 특성을 회로 동작 중에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논리소자를 개발했다. 컴퓨터에서 필요에 따라 정보를 저장하거나 다시 지울 수 있는 장치인 플래시 메모리에 주목했으며, 3진법 논리 회로 자체에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회로를 구성하는 논리소자에 플래시 메모리를 집적했다.

특히 3진법 논리 회로가 저장하고 있는 정보에 따라 논리 상태 '1'의 출력 특성이 체계적으로 조절될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3진법 논리 회로의 동작 안정성(잡음 여유)을 세계 최고 수준인 약 60%까지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논리소자는 동일한 반도체 칩 내에서 2진법 논리 회로와 3진법 논리 회로를 연동, 데이터 및 신호 전달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기존의 2진법 체계를 유지하면서 필요에 따라 3진법의 높은 정보 처리 능력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KAIST 임성갑 교수는 “기존 디지털 논리 회로와 비교해 다양한 연산이 가능하고 복잡한 연산을 훨씬 단순화할 수 있는 논리소자를 개발한 것으로,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대용량 정보 처리가 필요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를 위한 신개념 반도체 소자에 있어 유용한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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