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14·15대 총장

최근 신문·방송을 통해 사건·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우울증이 지적되곤 한다. 옛날에 비해 음식이나, 교통수단이나, 주거 환경, 그리고 입는 옷은 훨씬 더 좋아졌다. 어떤 이는 단군이래 가장 잘사는 시대라고 우리 삶을 평가한다. 실제로 외국을 다녀봐도 우리만큼 의·식·주를 누리는 나라는 많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문명 혜택을 누리고 사는데 반대로 정신적 건강 문제는 점점 더 나빠져가고 있는 것 같다. 6.25전쟁 중 피난살이와 초근목피를 먹으며 사람 이하의 고생을 했지만, 그때는 정신질환이나 자살자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우울증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통계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가 93만 3000명으로 2017년 기준으로 연평균 약 7.8%씩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마음의 감기’라는 우울증은 의욕저하와 우울감을 주요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 기능을 약화시킨다. 몇 주 동안, 또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에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며 흥미 저하, 식욕 및 체중의 변화, 수면장애, 무력감(무가치감), 피로, 자살충동 등이 동반된다. 우울증은 자신이 나약함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만으로 통제하거나 벗어날 수가 없다. 그래서 정확한 진단과 전문가의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하다. 이제 간편하게 우울증 자가진단을 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알아보기로 하자.

다음 20개의 질문항목을 소개할테니까 읽어본 후 아니다(1점), 가끔 그렇다(2점), 자주 그렇다(3점), 항상 그렇다(4점)로 응답해서 합산해보면 되겠다. ①나는 매사에 의욕이 없고 우울하거나 슬플 때가 있다 ②나는 하루 중 기분이 가장 좋은 때는 아침이다 ③나는 갑자기 얼마동안 울음을 터뜨리거나 울고 싶을 때가 있다 ④나는 밤에 잠을 설칠 때가 있다 ⑤나는 전과 같이 밥맛이 좋다.(식욕이 좋다) ⑥나는 매력적인 여성(남성)을 보거나 그들과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⑦나는 요즈음 체중이 줄었다 ⑧나는 변비 때문에 고생한다 ⑨나는 요즈음 가슴이 두근거린다 ⑩나는 별 이유없이 자주 피로감을 느낀다 ⑪내 머리는 한결같이 맑다 ⑫나는 전처럼 어려움없이 일을 해낸다 ⑬나는 안절부절해서 진정할 수가 없다 ⑭나의 장래는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⑮나는 전보다도 더 안절부절한다 ⑯나는 결단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⑰나는 사회에 유용하고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⑱내 인생은 즐겁다 ⑲내가 죽어야 다른 사람들, 특히 가족들이 편할 것 같다 ⑳나는 전과 다름없이 일하는 것이 즐겁다

체크한 점수를 합산해서 50점 미만이면 정상이고, 60점 미만이면 경증의 우울증이 있고, 70점 미만이면 중증도의 우울증이 의심되니 전문가와 건강상담을 하는 게 좋고, 70점 이상이면 중증의 우울증으로 전문가의 상담이나 의사의 진료를 필요로 하는 수준이다. 현대인에게 우울증은 스트레스처럼 흔한 질환이다. 그래서 마음의 감기라고 할 정도다. 병원진료나 전문가 상담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울증 증세가 있는 사람은 ①가까운 사람과 자주 만나는게 좋다. 우울감이 올 때 혼자 있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누군가와 만나 대화나 수다를 떠는 게 좋다. ②산책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집안의 커튼을 열어 햇볕이 방 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햇빛을 받으며 음악을 듣는 것도 좋다. 세로토닌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③감사를 하는 게 좋다. 우리 뇌의 시상하부에선 호흡, 체온, 수면 등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한다. 감사할 때 이곳이 활성화된다. 그래서 감사는 만병통치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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