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10년당 1.1일, 청주 1.7일 늘어
기상청, “성장·개발 도시화에 기인”

▲ 도시 규모별 평균기온 및 폭염일 증가 추세. 기상청 제공

중소도시의 폭염 증가세가 대도시에 비해 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지난 48년간(1973∼2020년) 국내 30곳의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도시화 효과가 기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은 대전 등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 8곳과 청주 등 인구 30만 명 이상 중소도시 8곳, 인구 10만 명 내외의 비도시 14곳이다.

조사결과 16개 도시의 연평균기온은 10년당 0.37도 상승했는데 기온 상승 요인의 약 24∼49%(0.09∼0.18도)는 도시화 효과가 차지한다. 특히 중소도시의 도시화 효과 비중, 즉 도시화의 기온 상승 기여도는 29∼50%(0.11∼0.19도)로 대도시(22∼47%(0.08∼0.17도))보다 큰 것으로 산출됐다. 조사대상 기간 대도시의 연평균기온은 10년마다 0.36도 올랐는데 중소도시는 0.38도 올라 상승 폭이 더 컸다. 이는 대도시의 경우 인구 증가 추세가 1990년대 이후 정체된 국면이지만 중소도시 인구는 최근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대도시의 인구비율은 1990년대에 약 52%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중소도시의 인구비율은 최근 31%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폭염 발생 빈도 증가 경향 역시 중소도시에서 더 뚜렷하다. 중소도시의 폭염 발생은 10년마다 1.8일 증가해 대도시(1.6일)를 넘어섰다. 기상관측소 간 직선거리가 50㎞이하인 인접도시를 비교하면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차이는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대도시인 대전의 경우 폭염 발생일이 10년마다 1.1일 증가한 반면 중소도시인 청주의 경우 1.7일 늘었다. 대전의 폭염 발생일은 조사대상기간의 전반기인 1973∼1996년 11.8일에서 후반기인 1997∼2020년 11.3일로 줄었지만 청주는 13.7일에서 13.8일로 많아졌다.

기상청은 “1990년대 이후 정체기를 맞은 대도시와 달리 중소도시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분석 결과는 최근 중소도시의 지속적인 성장(인구 증가 및 도시개발 등)이 폭염이라는 극한 현상의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보여준다”고 밝혔다.

충남 부여·금산, 충북 보은 등 비도시 14곳의 연평균기온은 지난 48년간 10년당 0.23도 상승했고 폭염 발생일은 10년당 1.1일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도시보다 온난화가 느리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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