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전우 대전시 과학협력과장

올해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출범한 지 50주년 되는 해다. 대덕특구는 지난 1973년 대덕연구학원도시로 출발했다.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되면서 대덕특구로 불리고 있다. 대덕특구에는 1978년 한국표준연구소를 시작으로 30여 개의 정부출연 연구원이 입주 중이다. 그동안 대덕특구 과학기술인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우수한 기술들이 개발됐다. 우리 손으로 만든 첫 번째 디지털컴퓨터 세종1호, 자주국방의 기틀을 마련한 백곰 지대지 미사일, 반도체 기술개발의 시발점 4M DRAM, 우주시대 개척 아리랑 다목적 실용위성 등 국민의 삶은 편리해지고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됐다고 본다.

대전시는 대덕특구 50주년을 맞이해 연구원의 우수한 성과물과 과학자를 만나볼 수 있는 연구원 탐방을 기획했다. 각 기관 원장의 적극적인 협조로 우선 4개의 연구원이 문호를 열어줬다. 바로 표준과학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 화학연구원, 기계연구원 등이다. 올 4월부터 매월 1개 연구원씩 토요일과 일요일 릴레이로 진행되고 있다. 하루 3회 운영되는데 회당 100명 안팎으로 참여자가 많다.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 청소년 부모님 등이다. 젊은 박사연구원의 개발과정 얘기, 은퇴과학자들의 쉽고 재밌는 해설에 무척 만족해 한다.

표준연은 대한민국 측정표준 대표기관이다. 시간, 질량, 전류 등 측정단위 및 표준기준을 소개한다. 조선시대 측정 도구인 유척과 뉴턴의 사과나무 4대손 유래 등은 흥미롭단다.

생명연은 국민의 건강한 삶과 바이오 경제를 구현하는 기관이다. 이중나선형 DNA 모형을 조립해 보고 유전체 맞춤 의료 연구시설 및 바이오파운드리 연구동을 투어한다. 실험동물 위령비도 보게 된다.

화학연은 화학기술 자립의 초석을 놓았고 우리나라 화학산업을 이끌고 있다. 물질을 이루는 원소들에 대해 어린이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한다. 탄소분자를 소재로 축구공 조립도 해 본다. 정문에서 연구동까지 이어지는 아름드리 나무길을 지나 아름다운 연못 조성 이야기도 들려준다.

기계연은 기계기술로 삶의 가치를 창출하는 기관이다. 우리 삶과 밀접한 로봇, 기계장치들의 시연을 볼 수 있다. 로봇팔에 장착된 진공 흡착판으로 붓글씨 쓰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특히 어린 친구들은 하니, 에디, 코비 캐릭터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지난 7월까지 전국에서 9000여 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도장깨기하듯 4개 연구원 모두를 찾은 참여자도 여럿 있다. 열정으로 함께 해주고 계신 젊은 연구원, 은퇴과학자, 연구원 직원 등 노고에 감사드린다. 그러나 참여 열기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있다. 많은 과학자와 만나고 싶고 실제 연구환경도 구경하고 싶어 하지만 보안 이유 등 한계가 있단다. 공간 협소와 사고 위험 등 회당 많은 참여도 힘들다. 체험이 어렵고 만족도는 낮아질 수 있다. 주말 출근해 협조하는 연구원 직원들의 피로도 안타깝다. 그러나 청소년 참여자들의 호기심과 진로, 과학자로 자라주었으면 하는 부모 바람을 생각하면 멈출 수 없다.

탐방은 오는 11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기존 4개 연구원 외에도 또 다른 연구원에서 참여해 주기로 하여 협의 중이다. 부족한 부분은 계속 보완하고 만족도는 높이도록 할 것이다. 탐방에 참여한 어린이, 청소년, 부모들이 원하는 바람처럼 과학자나 박사연구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보다 더 많은 연구원에서 탐방에 협조해 주어 어린이, 청소년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희망을 갖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