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애 세종미래교육연구소 대표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한다. 학교도 당연히 바람 잘 날 없는 곳이다. 그래도 그 안엔 규칙과 질서가 있다. 그 규칙과 질서가 오랜 세월 학교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규칙과 질서가 흩뜨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결국 서이초 교사 사망까지 왔다.

지난 월요일 학교운영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운영위원회 개최 목적은 9월 4일 공교육 멈추의 날 재량휴업일 지정에 관한 회의였다. 회의자료를 살펴보니 재량휴업 찬성 학부모들이 83%가 넘었고 공교육 멈춤의 날 참여를 원하는 교사들도 75%가 넘었다. 데이터를 보면 당연히 재량휴업일 지정을 해야 마땅한 상황이다.

운영위원회 회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만일 재량휴업일로 지정을 하지 않을 경우 75%의 교사들이 연가나 병가로 결근을 하게 될 것이고 그리된다면 한 학년에 10여 개의 반, 200여 명의 학생들은 교실에서 선생님을 기다릴 것이다. 선생님들은 학년당 2~3명만 출근해서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학생들에게나 당일 출근한 교사들에게도 수업이 아닌 돌봄의 시간으로 파행 운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교육부 엄포(?)대로 교사들이 병가나 연가를 사용해 결근을 감행하면 법적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 눈에 보이듯 뻔하다.

그런다고 교장선생님이 ‘재량휴업일로 지정하겠습니다’라고 재량휴업을 감행하면 교육부의 칼날을 교장 선생님도 피해갈 수가 없다. 운영위원회는 교장 선생님의 결정을 도와주는 심의기구이지 의결기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투표 결과는 교장 선생님만 재량휴업일 지정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고 나머지 교원위원, 학부모위원들이 동의해 재량휴업일 지정이 선포됐다.

우리 몸의 체중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은 대표적으로 물, 뼈, 근육, 지방 등 4가지라 한다. 체중을 유지하는 것 중 물과 뼈는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런데 가끔 체중은 그대로인데 몸이 피곤하고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근육이 빠진 자리에 지방이 늘어 체중은 유지되지만, 근육과 지방의 비율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의 근육 양은 줄고, 지방은 그대로여서 체중 변화는 없는데 몸이 피곤하고 힘들다면 근육 양을 늘리기 위한 운동과 식습관을 같이 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몸과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 교육계는 큰 혼란에 빠진 듯하다. 분명 일간 붉어진 많은 사안들은 처리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교권보호도 중요하지만 이런 사안들이 발생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세워야 한다. 그래야 교권도, 학습권도, 수업권도 보호된다.

학교는 학생들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곳이다. 학생들의 지력, 체력, 사회성이 길러지는 곳이 학교라고 믿는다. 교육, 학교에서 당연히 유지돼야 하는 것은 무엇이며, 건강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늘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감내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찾아내서 건강한 학교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선생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교원,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주체는 물론 교원단체, 국회, 정부, 나아가 국민들이 한 목소리로 통합의 공교육 강화와 교권회복의 엄정한 시간을 갖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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