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후 자영업자들의 대안
불안감 크지는 않지만 불필요한 마찰 줄이기 위해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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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없어도 국내산을 사용합니다.”

지난달 24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뒤 자영업자들이 꺼내든 카드다. 당장 원산지에 대한 불만 또는 불안감을 크게 내비치는 고객이 없다고는 하지만 혹시나 모를 일마저도 막기 위해 일본산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 거다.

대전 서구의 한 이자카야 관계자 A 씨는 “돌문어 등 일본산 식재료는 맛 면에서 나은 점이 있다”면서도 “원전 오염수 방류 후부터는 안전을 위해서 국내산을 주로 쓰고 있다”고 했다.

가게를 찾은 고객 중 원산지를 묻는다거나 하는 등의 불안감을 보이는 이들이 아직은 많지 않다고 말하는 그는 “맛의 차이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건강이 우선 아닌가”라며 “오염수 방류 상황이 나아지기 전까지는 국내산 등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후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의 정도는 상대적이다. ‘이제 수산물을 못 먹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아직은 괜찮다’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 입장은 다르다. 소비자의 불안 정도에 따라 그들의 생계가 흔들리는 탓이다.

대전 중구의 한 횟집 관계자 B 씨는 “올 상반기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분위기가 더 안 좋았던 것 같다”며 “오히려 최근엔 ‘이미 시작된 일인데 뭐 어쩌겠어’라는 반응도 있다”고 설명한다. 공포심과 불안감이 조금은 무뎌졌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자영업자들은 일본산 식재료 사용을 꺼린다. 음식이라는 게 결국 건강과 직결되기에 국내산 또는 일본산을 제외한 다른 수입산을 사용하겠다는 거다.

B 씨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기 전 얼마간은 오히려 손님이 늘었다. ‘앞으로 못 먹을 것이니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두자’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자영업자 입장에선 일시적인 매상 증가는 큰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까지 도착하는 데 시간이 있다고 해도 결국 언젠가는 끝이 있는 문제이기에 대안을 마련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대전의 한 샤브샤브 전문점 역시 최근 샐러드바에서 국물 맛을 내는 데 쓰이는 수산물을 모두 뺐다.

올 2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공동으로 오염수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을 시행한 결과에 따르면 원전 오염수는 방류 이후 4~5년 뒤 우리 해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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