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교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인 더 더스트’재난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미세먼지로 인해 불어닥친 환경에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는지 그 과정을 그린 프랑스 영화로 차오르는 미세먼지를 피해 높은 곳으로 도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세먼지가 정말로 세상을 덮치는 날이 올 수도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 훗날의 얘기라고 답할 것이다. 영화가 현실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이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경고일 수 있다.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대형 산불과 강력한 토네이도, 홍수와 태풍, 지진 등 메가톤급 자연재해들로 인해 안락한 도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불안이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대형 자연재해가 더 자주, 그리고 더 큰 규모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11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서도 기후위기가 인류를 위협할 정도로 성큼 다가왔다는 과학자들의 우려와 엄중한 경고가 있었다. 기후변화는 대기정체(air stagnation)를 유발하여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기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오염 저감과 청정한 대기를 보전하고자 UN에‘푸른 하늘의 날’을 제안했다. UN은 매년 9월 7일을‘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유엔환경계획(UNEP)이 이행기구 역할을 맡도록 해 세계 여러 나라가 대기질 개선을 위한 노력과 함께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20년 8월 국가기념일에‘푸른 하늘의 날’을 정해 올해로 4회째를 맞았으며 미세먼지 걱정 없는 푸른 하늘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저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의 미세먼지 주요 발생원으로는 비산먼지와 도로 이동오염원이다. 대전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미세먼지 집중관리도로와 분진흡입차 운영 등 도로 재비산먼지 저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시내버스 총 935대 100% 전량을 천연가스 버스로 2017년에 교체 완료했으며 전기자동차는 지난해 6983대를 보급했다. 5등급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와 매연저감장치 부착 지원 등 운행경유차 저공해 사업에 힘쓰고 있으며 생활 주변 배출원에 대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친환경 가정용 보일러 보급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 등 대기오염으로 인한 시민 건강 보호를 위하여 신속한 상황 전파와 대응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다만 시의 노력만으로 미세먼지 관리에 한계가 있다. 대전시민의 참여와 행동변화가 함께 해야 한다. 적정 실내온도 유지하기, 가까운 거리는 걷기, 친환경 운전습관 등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활습관이다. 기업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지지도 중요하다. 이미 많은 시민이 친환경기업과 착한 소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이를 통해 기업의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시와 기업, 시민이 함께 노력해서, 1년 내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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