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고치 찍은 국제유가 / 대전 휘발유 1800원 눈앞에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에도 불구하고 가파르게 오르는 기름값에 부담스럽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향후 불확실성마저 높아 리터당 2000원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8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1.48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0.78%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WTI 가격은 지난 14일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94.43달러로 마감해 전 거래일 대비 0.53% 올랐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모두 3주 연속 오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또 지난해 1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분기 기준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렌트유는 지난 3월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30% 넘게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총 130만 배럴 감산 정책을 올해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촉발됐고 이에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일각에선 배럴당 100달러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에 국내유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 기준 대전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767.13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리터당 30원가량 뛰었다. 경유 역시 1676.86원으로 약 20일 사이 리터당 40원 이상 급등했다.

치솟는 기름값에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쌀 때 가득 주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유가 전망이 밝지 않은 영향이다. BC카드의 ‘ABC 리포트 8호’에 따르면 지난달 주유 매출은 전월 대비 10.4% 증가했다. 고유가가 지속됐지만 완만하게 상승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단기간 내 10% 가까이 급등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주유소 방문 시 한 번에 많이 주유하려는 고객 심리가 반영해 매출이 단기간에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BC카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단기적인 상황이라도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크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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