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끝 남인순 후보 제쳐
‘민주성·다양성’ 강조 내홍 수습

▲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김민석 의원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새 원내사령탑으로 홍익표 의원(3선)을 선출했다. 홍 의원의 당선은 유연한 자세로 고조된 당내 갈등을 가라앉혀보자는 당내 인식이 결집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성 일변도에서 약간 벗어나 전열을 재정비하고 총선 국면을 맞이하자는 공감대가 일정 부분 형성됐다는 의미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 결선 투표 끝에 남인순 후보를 누르고 선출됐다. 그는 1차 투표에서 김민석 의원(3선·서울 영등포구을)이 탈락한 가운데 남인순 의원(3선·서울 송파구병)과 결선투표에서 맞붙은 결과 최다 득표에 성공했다. 후보별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박광온 전임 원내대표에게 밀려 패했으나 재도전 끝에 거대 야당의 원내 지휘봉을 잡게 됐다. 홍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를 지원했지만 이후에는 범친명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다수의 친명계 의원들이 홍 의원을 지원 사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면서 그는 “당 대표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는 단결된 힘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선언하는 등 친명계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수락 연설에서 “어려울 때 힘든 자리를 맡았다”며 “민주당이 하나의 팀이 돼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그런 힘을, 동력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 희생하는 자리에는 제가 제일 먼저,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그 결과가 값진 결과가 내년 총선에서 있을 수 있도록 제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며 “결정 과정에서는 원칙과 기준을 갖고 민주성과 다양성의 바탕에서 결정하고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유능하게 관리해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내 계파 갈등 상황에 대해서 “일부 당원, 지지층에서 문제 제기한 것에 대해 잘 알고 그런 부분을 책임 있게 해결하겠다”며 “당 대표의 지침을 받아서 당이 통합될 수 있게 잘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결표 색출에 대한 비판’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서 민주성과 다양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도 져야 할 수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지난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 사퇴하면서 보궐선거로 치러졌다.

홍 신임 원내대표의 임기는 박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인 내년 4월까지로 총선까지 원내 상황을 책임져야 한다.

이 대표가 이날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는 당 상황을 고려해 이날 경선은 정견 발표 등이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되고 당선자 꽃다발 증정이 생략되는 등 간소하게 치러졌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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