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의원 "학대예방경찰관 처우 개선 예산 확보해야"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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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0월 양천구에서 일명 ‘정인이 사건’으로 불리는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동학대 검거 건수는 증가하고 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하는 학대예방경찰관(APO)은 되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비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검거 건수는 2019년 4645건에서 2022년 1만 1970건으로 늘어났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8808건으로 한 달에 1000건 이상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하는 학대예방경찰관(APO) 인력은 2021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경찰청의 ‘2019~2023년 학대예방경찰관 인력현황’에 따르면 전국 시·도경찰청의 APO인력은 2021년 737명, 2022년 707명, 2023년(8월 기준) 698명으로 감소했다. 충청권에서는 8월 기준 대전 20명, 세종 6명, 충남 29명, 충북 24명 등 79명의 학대예방경찰관이 근무 중이다.

2021년 경찰청은 아동학대 대응 강화를 위해 2023년까지 APO를 260명 추가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추가 채용은커녕 인력이 감소하고 있어 사실상 APO 확충계획은 이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APO은 2016년 기존 가정폭력전담관의 기능을 확대한 경찰관으로 가정폭력, 아동학대, 노인학대, 장애인 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 보호조치 및 사후관리까지 총괄하고 있다.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정부와 경찰청은 항상 APO 강화를 내걸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대표적인 ‘기피 보직’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APO는 근무 경력 2년 미만 인력의 교체비율이 70%를 상회하는 등 단기 교체 비율이 높다. 이처럼 APO 인력은 줄어들고 있지만 대응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이 제출한 ‘학대예방경찰관 대응 실적’에 따르면 가정폭력범죄 보호조치와 아동학대범죄 보호조치는 최근 5년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남에서는 2021년 25건, 2022년 44건, 2023년(7월 기준) 68건으로 가정폭력범죄 긴급임시조치 대응 실적이 늘었다.

용 의원은 “정인이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은 아동학대 근절을 호언장담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학대전담경찰관 인력은 되려 줄어들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대응에 소홀한 윤석열 정부의 경찰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대예방경찰관에 대한 승진 확대, 처우개선 등을 통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APO에 대한 적극적인 예산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내포=최신웅 기자 cs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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