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청문회·이균용·강서구청장까지 곳곳 마찰
영수회담 제안에 국힘 격앙…이재명 복귀 후 충돌 격화할 듯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개표 중 논란이 된 표를 검사하고 있다

여야가 추석 연휴 이후 앞다퉈 민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쟁의 걸림돌이 만만찮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보이콧,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미채택 등 산적한 현안을 두고 대치하는 등 정쟁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국민의힘 쪽으로 기울었던 분위기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형국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추석 연휴 기간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하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여당 대표와의 만남은 건너뛰고 영수회담을 꺼내든 것은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이점을 보겠다는 의미라는 게 국민의힘의 생각이다.

대통령실은 영수회담 제안을 거절했고 여야의 공방은 이어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잡으려 한다’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이 대표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영수회담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주 이 대표의 퇴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대표가 복귀하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재판 정국’으로 끌고가려는 국민의힘과 ‘정권의 무리한 정치보복 수사 중단’을 촉구하는 민주당의 충돌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는 이균용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그대로 읽힌다. 첫 고비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통과 여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하기로 합의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부결 의사가 강한 상황이다. 나머지 후보자 모두 자질이 없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정상화를 위해서는 대법원장의 공백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표를 위해서라면 사법부 공백쯤은 얼마든지 감수하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라며 비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진상규명 특검법 역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안착시킬 것을 예고해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처리 여부를 두고 여야는 해당 법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올릴 지 여부를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강행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이 해당 법안을 상정할 경우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할 수 있는 수단을 총 동원해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여야의 대치국면은 10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와 11월 예산정국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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