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m코스 참가자 절반 이상이 외지 워커 … "보기 드문 멋진 길" 호평 잇따라

#.1 "힘든데 왜 걸어요?"

긴 오르막길을 막 올라와 헉헉대며 힘들어 하는 A에게 B가 물었다.
B 역시 조금 전 그 길을 막 올라와 쉬고 있는 참이었다.

"좋으니까 걷죠. 아시잖아요. 힘들지만 걷는 게 좋아요. 오늘 대청호 풍경도 아주 좋아요."

-오후 2시 30분 무렵, 출발한 지 4시간 된 16.8km 지점 양구례 지나 양고개 지나 걷다가(아래 지도)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뤄진 대화.

 

#.2 그보다 앞선 12시 50분, 점심시간. 

"어디서 오셨어예?"

여성 네 분과 남성 한 분. 한 팀인 듯한 그 분들이 먼저 말을 건넨다.

경남 김해에서 '아침 폭우를 뚫고 왔다'는 그 분들은 프로였다. 울트라 100km도 24시간 안에 돌파했다고.

"아직 반도 안 걸었지만, 대청호 좋네예. 참가비는 적은데 도시락 맛도 좋아요. 대회 운영도 깔끔하고예."

-출발 2시간 남짓 걸어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 종착지이자 2구간 시작지점인 이현동 두메마을 습지공원에서 이뤄진 대화.

 

 

#.3 출발 7~8시간이 지난 오후 6시, 출발지로 돌아가는 셔틀버스 안.

"왜 이렇게 운영을 깔끔하게 하려 하지? 목도 마른데 도착지에 막걸리와 파전이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20km 지점 물도 떨어져서 목이 더 말랐는데 말야. 그런데 길은, 그동안 다녀본 길 중에서 가장 예쁜 길이었어."

강원도 원주에서 오신 분들의 대화. 긴 여정을 마친 그들의 대화는 도착지인 신상교 앞 대청호를 저녁놀로 물들일 참이었다.

이상은 지난 3일 열린 대청호오백리길 울트라걷기대회 30km 참가자들이 나눈 대화 장면.

 

 

#. 30km 코스 참가자 59%가 타 지역민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가 공동주최한 제1회 대청호오백리길 울트라걷기대회가 뜨거운 반응 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전국 걷기 동호인, 가족, 학생 등 참가자 1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새로운 힐링축제로 향하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

대청호오백리길 울트라걷기대회는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부터 4구간을 걷는 30km 코스와 금강 로하스 대청공원을 돌아오는 10km 코스, 사랑을 생각하며 연인끼리 함께 걸을 수 있는 테마코스 등 총 3가지 코스로 나뉘어 진행됐다.

특히 30km 코스의 경우 500명 모집에 외지인 294명(59%)이 참가해 높은 참여율과 관심을 보였다. 타 지역에서 온 걷기 마니아들은 대청호오백리길에 대해 감탄사를 연발했고, 앞으로 전국적인 대형 걷기행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컬처&힐링페스티벌 … 부대행사도 다양

또한 이날 컬처&힐링페스티벌도 함께 진행돼 많은 시민들과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요가 시연, 마술쇼, 음악공연, 초가을 저녁 보기 좋은 달빛 영화제 등 공연프로그램과 도예체험, 천연염색체험, 대청호 사진전, 힐링쉼터, 이동 북카페, 족욕기, 타로카드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대청호오백리길 축제를 더욱 빛냈다.

대한걷기연맹 이강옥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참가자들이 대청호의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 만족감을 보였다”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대청호가 대전의 대표 생태 관광지 명소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고 호평했다.

대전마케팅공사 이명완 사장은 “이번 행사로 대청호오백리길의 수려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라며 “앞으로도 대전을 대표하는 녹색생태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편집부 차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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