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순회경선이 열린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연설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5·9 장미대선을 향한 ‘충청대첩’의 승자도 결국 대세론을 굳건히 다진 문재인 전 대표였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이 그토록 고대하던 ‘그대안(그래도 대통령은 안희정)’ 돌풍이 안방인 충청에서도 큰 힘을 쓰지 못하며,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관련 기사 - 文 캠프, 대전서 정권교체 의지 다졌다]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문 전 대표는 지난 22일 투표소 투표, 27·28일 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와 이날 대의원 투표 결과를 합산한 결과, 전체 유효표의 47.8%(6만 645표)를 득표(22일 투표소 투표, 27·28일 ARS 투표, 29일 대의원 투표 결과 합산)해 텃밭 충청에서 반전을 노린 안 지사의 추격을 11.1%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충청에서 역전의 교두보 마련에 총력을 기울인 안 지사는 36.7%(4만 6556표)를 얻는 데 그쳤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15.3%(1만 9402표), 최성 고양시장이 0.2%(196표)로 뒤를 이었다.

지난 27일 호남 순회경선에서 60.2%를 획득했던 문 전 대표는 충청 순회경선에서도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 탄탄한 지지세(호남과 합산하면 55.9%)를 과시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회에서 “충청은 안희정이라는 걸출한 지도자를 잘 키워줬다. 안희정은 저의 든든한 동지이자 우리 당의 든든한 자산”이라고 치켜세운 뒤 “이번에는 제가 먼저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다”라며 자신이 안 지사에 비해 우위에 서 있음을 강조했다.

또 “저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지난 대선 이후 다시는 패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래서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집권한다면) 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를 국정 운영의 든든한 파트너로 삼아 함께하겠다”라며 검증된 준비된 후보이자 1위 후보로서 타 후보들을 포용하는 ‘맏형’의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했다.

문 전 대표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다시 힘차게 시작하겠다. 행정수도 세종시의 꿈을 이어가고, 충청에서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기필코 완성하겠다. 내년 지방선거 때 지방분권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약속한다. 입법권·행정권·재정권·인사권을 대폭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지방분권의 제7공화국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대한민국의 가장 많은 국민으로부터, 여와 야를 뛰어넘어 사랑받고 어떤 대결에서도 이기는 안희정이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한 승리의 카드”라고 주장하고, “불안한 대세론으로 유승민(바른정당)·안철수(국민의당)와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라며 ‘문재인 대세론’에 공세를 취했다.

이어 “여당에서 야당, 야당에서 여당으로 청와대의 문패를 바꾸는 일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라고 반문하고, “문재인 전 대표가 나가도 이길 수 있지만 저의 도전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도전”이라고 역설했지만 대세론의 공고한 벽을 넘지 못했다.

이제 남은 두 차례 경선(31일 영남권, 내달 3일 수도권·강원·제주)에서 문 전 대표가 여세를 몰아 순항하며 과반 득표에 성공해 본선에 직행할지, 극적으로 그의 과반 득표가 저지돼 내달 8일 결선투표가 성사될지, 나아가 본선 진출자가 뒤바뀌는 대이변이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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