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교육감 평가가 곧 지지율 척도 … 인지도-지지도 상관관계 별로 없어

선거제도로 당락을 판가름한다는 점에선 정치적 색채를 띠기는 하지만 교육감 선거를 과연 정치선거의 맥락에서 봐야 할지에 대한 갑론을박은 여전하다. 교육감 선거가 전국동시지방선거에 포함돼 치러지며 이 같은 논란은 더 뜨거워졌다. 더욱이 교육감조차 자의든 타의든 보수와 진보로 나뉘면서 이를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시선도 상당하다. 교육은 이념이 아닌 교육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거다. 유권자들은 교육감 선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번 본보 여론조사에서도 최근 선거에서 드러난 연령별, 지역별 특성이 반영돼 있다. 다만 교육감 선거와 유권자의 정치 성향은 일치한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에서다.

◆양자대결 분석
설동호 현 대전시교육감과 성광진 전 전교조 대전지부장 간 가상 양자대결에선 설 교육감이 웃었다. 32.5% 대 21.3%, 11.2%의 격차는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성 전 지부장이 남은 기간 동안 간극을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두 후보 간 양자대결에서 흥미로운 점은 연령별 지지도다. 19-29세 구간에서 설 교육감이 36.4%의 지지를 얻은데 반해 성 전 지부장은 19.2%에 그쳤다. 촛불 정국을 관통한 젊은 세대들에게 설 교육감이 더 큰 지지를 받은 셈이다. 반면 40대 구간에선 설 교육감 26.2%, 성 전 지부장 36.2%로 전세가 역전됐다. 이는 40대 표심의 요즘 정치 성향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중간인 30대에선 29.7% 대 23.6%로 성 전 지부장이 선전했지만 50대 34.0% 대 19.2%, 60세 이상 35.9% 대 9.8%로 장년층의 설 교육감 지지세가 강했다. 지역별로는 5개 구 모두에서 설 교육감이 우세한 가운데 특히 서구(35.5대19.4), 대덕구(33.6대18.3)의 지지도가 높았고 성 전 지부장은 중구(32.0대25.7), 유성구(28.1대20.4)에서 평균 지지도를 끌어올렸다.

◆인지도와 지지도 사이
인지도와 지지도 모두 설 교육감이 우세한 상황에서 양 후보의 인지도와 지지도 사이 함수관계를 부연하면 안다는 것과 지지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다가온다. 잘 안다고 해서 해당 후보를 전폭적 혹은 무심하게 지지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반대 가설도 성립된다. 여기서 안다는 것은 물론 개인적 친소 관계는 아니다.

설 교육감을 매우 잘 안다는 그룹의 설 교육감 지지도는 51.1%, 조금 안다는 그룹의 지지도는 50.8%다. 성 전 지부장을 매우 잘 안다는 그룹의 성 전 지부장 지지도는 46.5%, 조금 안다는 그룹의 지지도는 44.5%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충성도 측면에선 설 교육감이 조금 앞선 모양새다. 거꾸로 설 교육감을 매우 잘 안다는 그룹의 성 전 지부장 지지도는 30.7%, 조금 안다는 그룹의 지지도는 24.4%며 성 전 지부장을 매우 잘 안다는 그룹의 설 교육감 지지도는 37.6%, 조금 안다는 그룹의 지지도는 35.0%다.

◆교육감 긍·부정 평가는 곧 지지도
교육감의 행정능력에 대한 호불호는 지지도에서 극명한 온도차로 표출됐다. 인지도와 지지도의 상관성과 달리 현직에게 호평은 지지를, 혹평은 이반을 의미했다. 설 교육감의 행정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는 그룹의 설 교육감 지지도는 79.1%, 성 전 지부장 지지도는 9.9%였으며 만족한다는 그룹은 63.7%와 15.2%를 각각 형성했다. 야박한 쪽은 상반됐다. 불만족을 표시한 그룹의 설 교육감 지지도는 9.1%인데 반해 카운트파트너인 성 전 지부장 지지도는 41.1%였고 매우 불만족 그룹에선 5.4%대48.4%로 현직에게 혹독했다. 결국 설 교육감을 후하게 평가하는 집단은 연임을, 박하게 평가하는 집단은 교체를 이야기 하는 셈이다.

◆같은 듯 다른, 교육과 정치 표심
일각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질주가 교육감 선거 결과에도 직·간접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의 판세라면 중도·보수보다 진보 성향 교육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인데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대전시민들은 일치보단 불일치에 한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 유권자 중 설 교육감을 지지한 비율은 23.7%, 성 전 지부장을 지지한 비율은 31.6%로 성 전 지부장의 지지비율이 높은 게 사실이다. 정의당 지지층도 설 교육감 29.4%, 성 전 지부장 35.3%의 지지도를 보여 성 전 지부장이 앞섰다.

역으로 자유한국당을 지지한 유권자 중 설 교육감을 지지한 비율은 56.4%, 성 전 지부장을 지지한 비율은 4.9%다.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선 설 교육감 57.4%, 성 전 지부장 8.8%를 말했다. 진보 성향 내 유권자의 양 후보에 대한 지지도 격차는 좁은 반면 보수 또는 중도 보수 성향 내 유권자의 양 후보 지지도 격차는 상당했다. 영향이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현재까지 대전시민들은 교육감 성향을 정치 색채로 재단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설문조사는 금강일보가 주식회사 세종리서치에 의뢰, 만 19세 이상 대전시민들을 대상으로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유선 ASR(49.2%)와 무선 ARS(50.8%)를 병행해 실시했다. 표집방법은 유선- 전화번호 무작위 생성 표집틀, 무선- 통신사 제공 가상번호다. 유효 표본은 1036명이며 성별로는 남성 645명, 여성 391명, 연령별로는 19-29세 142명, 30대 156명, 40대 223명, 50대 246명, 60세 이상 269명이고 지역별(3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기준/셀가중)로는 동구 141명, 중구 197명, 서구 368명, 유성구 219명, 대덕구 111명이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3.04%p며 응답률은 4.81%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www.nesdc.go.kr)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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