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송진우 투수코치

한화 이글스가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하면서 팬들의 기대감은 커져가고 있다. 건실한 1·2 선발과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 호잉과 이성열을 중심으로 한 타선까지 1999년 이후 두 번째 우승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토종선발들이다.

한화는 지난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와 시즌 15차전에서 62일 만에 토종선발승을 따냈다. 이날 승리투수는 ‘비룡 킬러’로 불리는 장민재로 5.2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 전 한화의 국내 투수 선발승은 무려 두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7월 20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김민우가 6.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이 마지막이다. 삼성전 이후 국내 투수들이 선발로 나선 21경기에선 선발승이 없는 것은 물론 단 4경기만을 승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과 데이비스 헤일이 선발로 나선 14경기에선 11승 3패를 기록한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더욱이 국내 투수가 선발로 나선 21경기 중 선발투수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게 16경기에 달한다. 선발투수가 빠르게 교체된다는 것은 불펜의 과부하로 연결된다. 그만큼 승리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한화는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이 기간동안 윤규진(6경기) 김민우(4경기) 김범수·김성훈·김재영(각각 3경기) 김진영·장민재(각각 1경기) 등 7명의 국내 투수들이 고르게 선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윤규진이 3패 평균자책점 11.05, 김민우는 3패 평균자책점 11.74, 김범수가 3패 평균자책점 7.11로 무너졌다.

문제는 가을야구에서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거다. 샘슨과 헤일을 제외하면 마땅히 내세울 선발이 없는 한화는 외인 선발 투수 중 한 명이라도 흔들린다면 그 경기를 쉽게 내줄 수밖에 없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를 버리게 되면 이후 경기를 치르는 데 큰 부담을 준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국내 투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하는 이유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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