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벌써 2024년이다.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다. 미꾸라지 빠져나가듯 요리조리 빠져나가 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춰 있는데 내 인생은 고장도 없다는 노랫말이 실감 나게 느껴지는 오늘이다.내가 즐겨 쓰는 건배사에 ‘당신 멋져’가 있다. ‘당당하게 살고, 신나게 살고, 멋지게 살면서, 져주며 살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싶을 정도다. 이제 산수를 바라본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시절을
지금도 집 근처 우체통을 월 1~2회 정도 이용한다. 정기구독 하고 있는 공공기관 및 기업체 소식지에 붙어 있는 우편엽서에 독자의견을 쓰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독 중인 소식지 중 우편엽서가 점점 사라지면서 정성이 깃든 손 편지를 동네 우체통에 넣고 답장이 올 때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그 추억과 낭만의 빨간 우체통이 하나씩 사라지는 현실에 왠지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다.‘빨간 우체통’ 하면 편지인데, 현대 사회에서는 이메일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우리에게서 멀어져 갔고 세태가 그렇다 보니 기존의 편지가 '손 편지'라는 이름으로
이때쯤 되면 캐럴과 올드 랭 사인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러면 언론사에서는 금년도의 10대 뉴스를 보도하고 각계 지도자들은 송년사를 발표한다. 우리나라 교수들은 금년의 사자성어를 발표했다. 2023년의 사자성어는 ①見利忘義(견리망의/이익을 추구하다 공의를 잃어버렸다.) ②賊反荷杖(적반하장/잘못한 사람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것) ③濫竽充數(남우충수/무능한 사람이 재능있는 체 한다./실력도 없이 높은 벼슬에 오른다) 등이다. 일본에서는 2023년의 한자로 ‘稅(세)’ 자를 뽑았다. 과중한 세금에 저항하는 뜻에서이다.옛날 도연명(陶淵明
2023년이 이제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연초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정말 ‘세월은 유수(流水)와 같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필자도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를 보냈다. 거의 일 년 내내 병마와 싸운 한 해였으며, 그 와중에도 정부의 차관급 인사 후보가 되면서 호되게 인사검증을 받느라 심신에 무리가 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필자에게는 일생에 가장 혹독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올해도 누구에게나 행복한 일이 있었는가 하면, 슬프고 어려운 일들도 있었을 것이다. 매년 그래왔듯이. 그러나 우리 선량한
1973년 대덕연구단지로 시작해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대덕연구개발특구는 그간 4M DRAM 개발, 세계 최초 CDMA 무선통신 상용화, 누리호 실용위성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대전을 세계적 과학기술 국가와 도시로 올려놓았다. 그 결과 대전은 2023년 세계혁신지수 중 정보통신, 특허, 연구 역량 등 인적자원 및 연구부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최근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 더욱 심화되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첨단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러시아-우크라
나는 요사이 참 고맙고 기분 좋고 정성스런 맘으로 잘 보냈다. ‘상서로운 기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붓글씨 전시회를 열면서다. 할 수만 있다면, 내 필력이 있는 한은 매년 붓글씨 전시회를 하면 좋겠다고 몇 년 전부터 생각했다. 그동안 유영모의 시, 함석헌의 시, 내 책에서 뽑은 글들로 한 번씩 채워졌다. 이번에는 무엇을 쓸까 3~4월부터 계속 생각했다. 내가 꼭 그렇게 살고 싶은 간절한 맘을 담기로 했다. 오래 깊이 생각하면서 고르고 골랐다. 무엇을 위하여 전시회를 할까를 여러 벗들에게 쭉 물어보고 상의하였다. 마음 가는 곳이 많았으
2023년 한해도 저물어간다. 아기 예수 탄생을 알리는 크리스마스도 지났다. 이제 정말 며칠 남지 않았다.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누구든 삼가 옷깃을 여미고 한해의 삶을 돌아보면서 한 번쯤 자성의 시간을 갖기 마련이다. 개인의 삶도 그렇지만 가정이나 직장 그리고 이 사회나 국가에 몸담고 살아가는 한 구성원으로서 주위를 살피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그런 뜻에서 필자도 연말이 다가오면 마음을 엄숙히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곤 했다.그런데 올해 연말은 주위가 너무 혼란하여 조용히 사색하거나 마음을 정
세계적 경기 불황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의 소용돌이 송세 중국과 미국의 경제전쟁 등 경기 불황 요인이 너무나도 많다.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었던 때보다도 지금이 더 좋지 않은, ‘경제심정지’ 상태에 놓여있다. 금붙이를 내놓던 시기를 곱씹어봐도 모자랄 마당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갈 길을 잃고, 배가 산으로 가는 것 같은 현 상황에 국민은 대노하고 있다.민생물가는 한없이 국민을 농락하고 임금은 제자리며 고환율·고금리로 경기는 바닥이다. 쓸 여력이 없는 국민은 결국 돌려
연말이 다가온다. 아쉬움과 허탈함 그리고 빠른 세월의 무상함이 설핏설핏 스치는데 날씨는 이상기후가 되어 때아니게 웬 겨울비가 여름 호우처럼 주룩주룩 내렸다. ‘지구 온난화’ 큰 문제다. 그러더니 갑자기 급랭하여 눈이 쏟아지고 맹추위가 기승이다. 비상한 재난대비가 필요하다.요즘은 동짓달. 동지가 오면, 팥죽! 동지팥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 팥죽인데 이 절식은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거기에 쫀득쫀득한 새알심을 넣어 끓인 것이다. 예전에는 각 방과 장독 등 집안 여러 곳에 놓아 제액하고, 식구들과 이웃, 친지들이 모여 함께 나눠
아름다운 그림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화랑에서는 연일 유명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화랑만이 아니다. 서너 살 아기 아장아장 걸음마 배우는 골목길이 그렇고, 할아버지 할머니들 세월 낚는 경로당이 그렇다. 나는 가끔 화랑에 들른다. 전시장에 들어서서 동양화 몇 편 감상하다 보면 금세 고향에 와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자연의 천연 색상이 기술과 합작하여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다. 관람자의 입에서는 탄성이 절로 튀어나온다. 아름다운 장면들을 보고 감탄하지 못함은 정서상 문제가 있다.나는 오늘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을 향하고 있다.
교권 회복에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교육부의 학생생활지도 고시안이 급히 제정되고 학교는 이를 바탕으로 학교 실정에 맞는 학생생활지도 규칙을 마련하여 2024학년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그동안도 학교에는 학생생활지도를 규정한 학생 생활 규정이 있었다. 이번 교육부의 고시안에는 학생들의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고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교원의 학생에 대한 조언, 상담, 주의, 훈육, 훈계, 보상 등을 통해 조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구체화했다. 때에 따라서는 수업 중 학생의 분리 조치도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동안도 학교에 학
어느새 돌아보고 생각하며 바라보게 되는 연말이다. 나이의 기준이 해가 아니라 생일로 바뀌었으니 먹고 싶지 않은 나이야 셈하지 않아도 되지만 해를 보내는 마음은 편하지 않다. 사회가 혼란한 탓일까 자주 하늘을 보게 된다. 매스컴에서는 연신 경제불황을 예고하고, 총선을 앞둔 정치는 공천과 당선 가능성에 따라 극심한 정치 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지금의 혼란한 상황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자기 이익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보와 타협이 실종된 것은 손해 볼 수 없기 때문이고, 협력과 대안을 찾기 어
겨울철에 자동차 시동을 걸어놓고 담배를 피우는 운전자를 볼 때마다 엔진예열 방법을 잘 모르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번에는 연료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및 교통사고 감소효과까지 검증된 에코드라이브 실천요령 중에 효과적인 자동차의 엔진예열 방법을 살펴보자.현재의 자동차 기술은 과거와 달리 엔진예열을 오래 하지 않아도 차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발전되어, 시동 후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하면 엔진의 분당 회전수(RPM)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엔진 시동 초기에 배출가스가 가장 많이 배출되고, 주행 중에 배출
5월 1일은 노동절이라고 하기도 하고, 근로자의 날이라고도 한다. 5월 1일이 근로자의 날로 지정된 이유는 미국의 근로시간 단축 관련 파업에서 유래한다. 5월 1일은 일일 근로시간을 8시간 단축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미국 시카고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을 한 날이다.현행 근로기준법에는 근로자의 동의하에 주당 52시간까지 할 수 있다. 이것은 법정 근로시간 주40시간에 연장근로 주12시간을 합한 것이다. 다만, 근로기준법에는 1일의 연장근로제한 규정은 없다.근로시간 단축은 2004년부터 10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나는 요사이 다시 답답하고 안타깝고 간절한 맘으로 남북간에 합의되었던 여러 선언문과 합의문들을 읽었다. 국가나 정부들 사이에 주고받거나 합의한 문건들을 믿을 필요가 없다거나 거짓문건이라거나 아무 짝에도 쓸데가 없는 종이조각에 불과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실제로 종이만큼도 가치가 없는 것으로 저 구석진 곳에 처박혀 있는 것들도 많다. 그러나 그런 문건들 때문에 어떤 나라들은 갈라지기도 하고, 어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길고 긴 시간 좌절과 슬픔과 괴로움 속에서 죽고 살기도 한다. 문건이 이행되든 폐기되든 그 안에 담겨 있는 상
올해도 한달이 남지 않았다.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 역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매년 경제가 좋다는 얘기를 들어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년만큼은 올해보다 더 나은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2024년 새해의 한국 경제는 어떨까. 새해 역시 올해 초와 같은 단순한 논리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및 원자재가, 금리, 환율 등 금융·자산시장의 여건은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불안 요소는 존재한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미국과 중국 경제의 동시 불황 가능성이다. 물론 2024년 연중 내내 두 나라
최근 초·중·고교생들의 희망 진로에 대한 현황조사가 발표됐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조사결과를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크게 두 가지 중요한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먼저 전통적으로 희망 직업 순위에서 상위로 나왔던 공무원 선호도가 급격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반면, 컴퓨터공학자나 빅데이터·통계분석 전문가 등 11개 신산업 분야 직업을 희망하는 비중이 대폭 상승했다.두 번째 특이점은 희망하고 있는 직업군이 없다는 학생들이 매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중학생의 경우 열 명중 네 명이 넘었으며, 고등학생도 네 명중 한 명에 달해 최근 1
무한한 우주를 방황하던 너태양계 행성지구(地球)를 순례하다나의 몸이 되었구나.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한37조의 세포(細胞)잠시도 쉬지 않고생성과 소멸, 반복하고 있구나38조의 박테리아와 공생질서 정연함, 흡수하고 있구나나의 몸은 세포의 활동을 통해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데별의 흔적을 가진 너모호하고 애매한 신비이구나.내 몸 스러지는 현상죽음이 아니고생명을 복원하는 과정이구나.순례의 여정이구나.“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모든 원소는 원래는 우주가 탄생할 때 빅뱅의 결과로 생성된 수소와 헬륨이라는 두 원소에서 전환되었다. 별이 생기면서, 별의
지난달 21일 대덕구보건소에서 개최한 2023년 건강증진 성과대회에 참석했다. 대전 자치구에서 이런 행사를 개최한 건 처음이다. 기대와 호기심을 갖고 행사 장소에 도착했을 때 눈에 들어온 문구는 ‘주민 건강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건강증진사업’. 생애주기를 모두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결연해 보였다.개발도상국 시절 가족계획과 국가결핵사업으로 다른 개발도상국들의 모범이 됐고 지역사회 건강지킴이의 역할을 한 보건소는 지역보건법과 국민건강증진법이 차례로 제정됨에 따라 지역보건의료계획 수립과 금연 및 절주사업, 건강증진사업 등을 시작하게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씨가 죽고 나서 1980년 5월 17일 전두환 신군부가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을 때까지를 이른바 ‘서울의 봄’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때 대학에 입학했다.박정희 씨의 18년 군사독재가 끝났다고, 대학가는 온통 민주화의 열기가 뜨거웠다. 유신정권이 만든 학도호국단 체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총학생회가 부활했다. 교정에서는 연일 집회가 열렸고 독재 정권 아래 지하에서 활동했던 이념 서클들이 공개적으로 신입 회원들을 모집하기도 했다. 선배들은 교양과목 강의실로 찾아와서 저마다 동아리를 소개하느라 바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