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우리나라에서 지방선거가 시행된 건 1952년 지방의원 선거가 처음이다. 1956년부턴 지방의원과 함께 시·읍·면장도 선거로 선출됐다. 1960년엔 지금의 광역단체장선거까지 이뤄지면서 지방선거가 체계를 갖추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1년도 안 돼 5·16 군사쿠데타로 군사정권의 서막이 열리면서 ‘지방자치’는 꽃을 피우자마자 시들고 말았다. 이후 관선 시장·도지사 시대는 마찬가지로 쿠데타로 권력을 손에 넣은 전두환정권까지 이어졌다.지방선거가 온전히 부활한 건 1995년이 돼서다. 1987년 군부독재에 저항한 6월 항쟁의 처절
[금강일보]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가라앉아 있다. 예년 같으면 벌써 공천경쟁에 선거 이슈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시끄러웠을 텐데 이번 선거는 조용하다 못해 느긋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이 굼뜨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안달이 났어야 할 시점인데 후보 자체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지방의원(광역·기초)선거가 특히 그렇다. 광역·기초단체장선거의 경우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지방의원에 출마한다는 후보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지방의원선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 손에 잡힐 듯 성큼 다가왔다. 9일을 기준으로 D-28일이다. 13∼14일 후보자등록이 시작되고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예년만 못하겠지만 그래도 선거 분위기가 한층 부풀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내달 9일 본 투표에 앞서 재외투표소 투표는 23일부터 28일까지 실시되고 사전투표도 내달 4일과 5일 이틀간 이뤄진다. 제20대 대선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거다.그러나 손에 잡히는 정책적 이슈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메말랐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비전과 이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개헌 논의가 뜨겁다. 개헌, 말 그대로 헌법을 개정하는 일은 직접적인 국민적 합의에 의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올해 최대 국가적 이슈인 대선 국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대선을 통해 개헌안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대선 후 곧바로 정권을 잡은 정당을 중심으로 개헌 작업에 나서 국민투표로 개헌을 완성하는 로드맵이다.그러나 헌법을 고치는 일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개헌안에 대한 논의는 물론이고 우여곡절 끝에 개헌안이 마련되더라도 정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올 10월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수는 약 5166만 명이다. 이 중 절반이 국토 면적의 12%밖에 안 되는 수도권에 모여 산다. 국토 이용의 측면에서 분명 기형적인 구조다.대기업 본사나 주요 대학, 청와대·국회를 비롯한 권력기관 등 경제·문화·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주요 인프라 혹은 국가적 자원들이 모두 이곳에 몰려 있으니 ‘새로운 기회’를 찾아 끊임없이 지방 인구가 수도권으로 향한다. 수도권은 점차 비대해지고 비수도권은 공동화돼 가는 악순환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점점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무릇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평소 싹싹하고 말 잘 듣던 며느리가 한 번 잘못하면 시어머니가 크게 역정을 내고 반대로 쌀쌀맞고 까칠했던 며느리가 어쩌다 한 번 마음에 드는 일을 하면 시어머니의 얼었던 마음이 금세 사르르 녹는 것처럼 말이다.심리학에선 이를 ‘기대치 위반 효과’라고 설명한다. 상대방의 행동이 기대치를 초과하는 방향으로 나타나면 호감·감동 등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지지만 기대치에 미흡하거나 기대치에 반하는 방향으로 나타나면 반감·실망 등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게 사람의 심리라는 거다.비선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서울은 말할 것도 없고 대전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의 집값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었다. 서울의 경우 ‘미친 집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정상적인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경제부총리가 ‘이유 없는 집값 상승’이라며 경고했지만 부동산 시장에선 도무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앞길이 구만리’인 청년들은 또다시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을 맛보고 있다.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빚부터 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은 세상 어디 한 구석 희망의 빛이라도 찾아보려 안간힘을 쓰지만 돌아오는 건 허탈함뿐이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사회 양극화’는 주로 인구 계층별 부(富)의 불평등에 대한 논쟁에서 자주 등장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재분배는 그 사회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중요한 전제조건인데 이는 재분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 양극화가 심화돼 이 문제를 해소하는 데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사회복지 또는 사회보장이라는 개념으로 이 경제적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법·제도적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사회 양극화의 문제는 비단 인구 계층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국토의 이용과 관련해서도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일터에서 발생하는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외침은 계속되고 있다. 택배노조는 최근 전국동시다발적 기자회견을 열어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고 택배노동자 고(故) 장덕준 씨 유족들은 지난 1일 대전을 찾아 가시지 않는 아픔을 담담하게 표현하면서 택배사의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을 촉구했다.지난달 26일 세종시 한 공장에선 한 화물노동자가 컨테이너 문을 열자 300∼500㎏에 달하는 파지더미가 쏟아져 숨졌다. 화물연대는 사측이 사고현장 보존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훼손하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2020년은 ‘코로나19의 해’였다. 상상도 못 했던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이 전 세계에서 휘몰아쳤다. 모든 이슈를 코로나19가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신규 확진자 규모에 일희일비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그런데 이 와중에서도 잊히지 않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수도권 인구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었다는 뉴스가 나온 거다. ‘어떻게 이런 일이, 그것도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계승·발전시키겠다던 문재인정부에서 일어났을까’ 눈과 귀를 의심했지만 사실이었다
‘조국경(曺國經)’이란 말이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상대 진영을 향한 각종 비판·질타의 글이 고스란히 스스로에게, 또 자기가 속한 진영에게 딱 들어맞게 된 상황을 비꼬는 말이다. 조 전 장관의 과거 글이 마치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는 영험한 경전(經典)이 됐음을 풍자한 표현이다.누구든 그에게 닥칠 앞날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우연과 우연이 모여 오늘의 내가 있듯 그때그때 처지가 달라질 수 있다. 내가 매섭게 꼬집으며 백안시하고 눈을 흘기던 상황이 내게 똑같이 벌어지리라곤 쉽게 상상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나의 요즈음 출근길.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마개를 하고 안전모를 쓰고 노트북과 각종 서류, 잡동사니가 담긴 무거운 백팩을 짊어지고 페달을 밟는다. 중무장을 한 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전 8시가 조금 넘어 대전시의회로 직행. 출입구에 설치된 발열 체크기를 통과(‘정상 체온입니다’라는 멘트를 들어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하고, QR코드 인증을 받거나 수기로 출입자 명부를 기재해야 기자실로 입성해 하루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점심시간이 가까워오면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최대 인원인 4명 이내로 멤버를 꾸려야
최일 정치부장 대전지역 정·관계가 중소벤처기업부 이전 저지를 위해 들끓고 있지만, 3년 전 중소기업청이 부로 승격할 때부터 예견돼 온 사안에 대해 “너무나 때늦은 대응”이란 지적이 비등하다. 일각에선 중기부를 세종으로 옮기려는 계획이 이미 예정돼 있는 수순이었음에도 지역 정치인들이 대전 민심을 의식해 ‘쇼’를 하고 있다고 질타한다. 한마디로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상황에 ‘할리우드 액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지난 10월 대전 혁신도시 지정이 이뤄졌고, 최근에는 대전의료원 건립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정부에 면제해주기로 방침을 세웠는
[금강일보 최일 기자] 나는 지금도 그들의 뒤를 이을, 아니 그들의 카리스마를 넘어설 인물은 없다고, 정확히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최고라고 생각한다.수많은 야구 경기를 봐왔고,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40년이 돼 가지만 선동열처럼 정교한 제구와 강력한 속구로 위압감을 주는 투수는 찾아보기 힘들고, 화려한 덩크를 구사하는 외국인 용병이 누비는 프로농구 경기를 아무리 봐도 허재 같은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선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우려는 순간, 허재처럼 승부의 추를 뒤
[금강일보 최일 기자] 지난 5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은 모친상을 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안 전 지사가 일시 석방되기 전이었다. 즉 안 전 지사가 상복을 입고 상주 역할을 하기 하루 전날, 박 시장은 민선 5·6기에 광역단체장을 함께 지낸 안 전 지사와의 돈독한 의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광주지검이 모친상을 치를 수 있도록 형집행정지 신청을 한 안 전 지사에게 자유를 허용한 시간은 9일 오후 5시까지였다. 그런데 정확히 17분 후 박 시장이 실종됐다는
[금강일보 최일 기자] 다급해서 내놓은 해명이겠지만 대전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운한 감정, 왠지 모를 배신감을 감출 수가 없다. “강남에서 40년간 실거주를 했다”라는 그분의 말씀 때문이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자당 의원들의 ‘실제 거주 목적 외 주택 처분 서약’을 공개하지 않고 이행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그러면서 대전 서구갑이 지역구인 6선의 박병석 국회의장(현재는 국회법상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을 언급,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2020년 한 해는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날 것 같다. 좀 수그러드나 싶더니 재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방심’의 틈바구니에서 다시 살아나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 상황이 아직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하지만 위기의식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민선7기 지방자치는 재난으로 시작해 재난으로 끝날 모양이다. 현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북상하는 태풍으로 인해 제대로 취임식도 못 하고 재난 현장에서 임기를 시작했는데 임기의 절반에 이른 시점에선 코로나19와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우리 사회는 압축성장의 시대를 거치며 많은 것을 잃었다. ‘가난에서 벗어나자’라는 목표를 향해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은 불가피한 것 아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학습됐다. 소(小)의 문제제기는 사회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로 간주됐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정권이 이어지는 동안 경제의 파이는 커졌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희생들은 억눌려 있다 이제야 말을 하기 시작했다. 사회양극화의 문제, 노동환경의 문제, 인권의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시기상조’라는 이유로 사회적 다양
[최 일 정치부장] 칼럼 제목이 꽤 도발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테지만, ‘충청홀대론’을 내세워 지역감정을 자극하려는 글이 아니다. 충청인 특유의 해학과 웃음의 미학을 담은 글을 쓰려 재미있게 표현해 본 것이다.최근 발간된 ‘충청도는 왜 웃긴가?’라는 책에 눈길이 갔다. ‘청풍명월의 말과 웃음’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한 지역의 고유 언어인 사투리를 통해 그 구성원의 집단의식에 접근한 언어사회학적 문화비평서로, 충청도식 화법에 담겨 있는 독특한 정서와 기질적 특성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충청도 출신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지난 1월 20일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19는 ‘블랙홀’처럼 국내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는 ‘슈퍼전파자’(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공포로 바뀌었고 순식간에 생활패턴·행동양식까지 바꿔 놨다.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는 주의에서 경계로, 다시 심각단계로 빠르게 격상됐다. 코로나19 엄습 두 달 남짓, 확진자는 1만 명, 이 중 사망자는 200명을 넘어섰다.또다시 찾아온 감염병 공포로 사회적 혼란이 야기됐지만 정부·지자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