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걸음으로 태후궁을 나선 여불위는 그길로 사가를 향했다. 나름 생각이 있어서였다. 사가에 당도한 그는 아랫사람을 시켜 노애를 불러들였다. 그는 일찌감치 눈여겨 둔 사내였다. 자신의 문전에서 천대받고 자란 아이였다. 그럼에도 어릴 때부터 미색이 수려한 미소년이었다. 직분과 달리 귀티가 나는 뽀얀 얼굴에 윤기가 흐르는 입술은 가솔들의 군침을 돌게 했다.
선왕 자초가 태후 조희를 처음 만난 것은 여불위의 집에서였다. 조나라 수도 한단에 자초가 볼모로 잡혀있었고 여불위가 화양부인에게 후계자로 삼아줄 것을 당부하기 직전이었다.여불위는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자초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융숭하게 대접했다. 여불위는 한참 술자리가 무르익을 즈음에 자신의 애첩 조희를 불러 인사를 시켰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다음날은 붉게 달군 인두가 대령됐다.“사실을 대왕마마께 고하렷다. 그렇지 않으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니라.”경호대장인 위위가 친국을 돕고 있었다.뼈가 나올 만큼 인두질은 계속됐다. 노애의 고통소리가 궁 안이 떠나갈 듯 크게 퍼져갔다.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국문은 멈추지 않았다.심지어 예리한 칼로 살을 도려내는 등 갖은 고문
진왕은 장성처럼 우두커니 서서 노기를 곱씹었다.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뒤늦게 자신의 뒤에 서 있는 왕을 발견한 태후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허겁지겁 침실보로 몸을 가렸다. 얼굴을 묻었다. 한 마리 까투리였다. 알몸의 엉덩이를 쳐들고 얼굴만을 겨우 숨기고 있었다.“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고.” 진왕은 벽력같은 고함을 지르며 선혈로 물든 장검
태후 궁에 한 무리의 행렬이 도착하자 그곳을 지키고 있던 병사가 그것이 진왕의 행렬이라고는 상상치도 못한 채 길을 가로막았다. “누구 간데 감히 태후 궁에…….”하지만 노기에 찬 진왕은 병사의 말을 끝까지 들어줄 여유가 없었다.그는 말에서 내려서기가 무섭게 병사의 목을 단칼에 날려버렸다. 그러자 수급이 날아가
그러자 영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눈을 부릅떴다. 감돌던 취기가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머리끝으로 날카로운 비수가 스친 기분이었다. “지금 한 말이 사실이렷다.”다급하게 되물었다.“누구의 안전이라고 감히 거짓을 고하겠나이까?”조고는 당황한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진왕은 잠시 머뭇거렸다. 자리에서 몸을 흔들며
아버지 장앙왕이 왕위에 오른 것도 여불위의 도움이었다. 군신들이 진왕 자신의 왕위 계승에 문제를 제기할 때 그것을 막아주고 옹립시킨 사람도 여불위였다. 또 숱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그것을 가로막으며 모든 것을 해결해준 사람도 그였다. 그를 숙청하는 일은 괴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고 기다리기만 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분노의 한 해가 지났다. 진왕 영정이 21세가 되던 해였다. 왕위에 즉위한 지 9년의 세월이 지났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실권을 쥐고 정국을 농단하고 있는 중부 여불위와 어머니 태후를 당장 내치고 싶었지만 이미 모든 권한을 그들이 쥐고 있었으므로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도리어 그들이 어떤 변을 일으킨다면 자신의 입지가 위태로울 지경이었다. 진왕은 매일 술
내관이 급히 내전에 있던 진왕을 찾았다. 그는 가쁜 숨을 내쉬며 말했다.“대왕마마, 급한 전갈이옵나이다.”“무슨 급한 전갈이 있기에 이리 호들갑인고?”내관이 머리를 조아리며 다급하게 말했다.“상국께서 여씨춘추를 공포했다 하옵나이다.”“뭐라 여씨춘추를 공포해? 소상히 고하렷다.&rdq
“그래도 과인은 법을 칼날처럼 세워야 통치가 제대로 될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날처럼 혼란한 시기에는 그것이 최상의 통치방법이 아닐까 합니다.”진왕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여불위도 마찬가지였다. 한 치의 양보 없이 자신의 의중을 진언했다.“천하를 다스리는 데는 덕을 베풀고 의를 행하는 것이 가장 좋사옵니다. 이렇게 하면
한편 여불위는 어느 왕보다도 더 넉넉한 모습으로 백성들에게 덕을 베풀었다. 수시로 영을 내려 자신의 후덕함을 만천하에 알리게 했다.“죄인을 사면하고 선왕시대에 공을 세운 공신들에게 상을 내려라. 또한 그 친족들에게 덕을 베풀고 백성들에게 널리 은혜를 베풀도록 하라.”그의 영은 진나라 고을마다 나붙었고 그를 칭송하는 분위기가 날로 높아갔
“황공하옵나이다.”초란은 생땀을 흘리며 앉아 있었다. 어찌해야 좋을지 요리조리 머리를 써봤지만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대왕의 눈에서 벗어난다면 그 길로 죽음이나 다를 것이 없었다. 궁녀에게 희망이 있다면 대왕의 은총을 한 번이라도 더 받는 것이었다. 기다리고 기다려서 은총 받을 기회가 왔는데 그것을 수포로 돌리자니 너무
대전중구문화원(원장 노덕일)은 향토자료 25집 ‘선화동이야기’를 발간했다. 문화원은 창립 61주년 기념 대흥동이야기 발간에 이어 63주년을 맞아 선화동이야기를 발간했다.선화동이야기는 대전 원도심 ‘선화동’의 형성과정과 인문지리의 이야기를 담았다. 선화동을 중심으로 지명유래, 행정구역의 변화, 관공서, 금융기관, 언
대전시어린이회관아이누리(관장 전형진)는 5일 제94회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날 큰잔치 ‘따뜻한 나눔’을 개최한다. 이날 대전어린이회관은 체험존과 사계절상상놀이터 모두 무료입장 이벤트를 진행해 홈페이지 예약자부터 우선 입장하도록 했다. 내부에서 실시하는 실내이벤트는 과자따먹기, 네일아트, 가족과 함께하는 2인 3각 명랑 운동회, LED
“네 이름이 뭔고?”“소녀 초란이라 하옵나이다.”“초란이라. 이름 한번 청초하구나.”진왕은 계집을 촘촘히 살피며 말했다.“이리 가까이 와서 술을 한잔 올려 보거라. 내 너의 그 백옥 같은 손으로 올리는 술을 한잔 들고 싶구나.”진왕은 초란이 올리는 잔을 연거푸 들이키고 길
창작 발레 심청 포스터. 대전시 제공 대전예술의전당은 유니버설 발레단의 국내 최초 창작 발레인‘심청’을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2회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공연한다고 2일 밝혔다. ‘심청’은 지난 1984년 창단한 유니버설 발레단이 야심차게 준비한 국내 최초의 창작 발레로 창단 2년 후인 지난 1986년에
“오늘은 어떤 계집인고?”내관 조고를 불러 물었다.“대왕마마. 옥체를 보전하시옵소서. 매일같이 궁녀들과 노니신다면 옥체가 크게 손상될까 우려되옵나이다.”내관 조고가 고개를 조아리며 조바심 난 목소리로 말했다.“허 그놈, 어떤 계집이냐고 묻질 않느냐?”진왕은 큰 덩치에 걸맞게 너털웃음을 내보이며
내관이 여불위의 집에서 있었던 일을 소상히 고할 수 있었던 것도 삼경이 지난 뒤였다. “무어라? 상국의 집에서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냐.”진왕은 옷깃을 여미며 말했다.“그러하옵나이다. 오늘 모인 문객의 수가 3천을 헤아렸다 하옵나이다.”“괘씸한 것들….”진왕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
제2회 어린이 교통안전 포스터 그리기 대회 당선작대상 - 안준후(대전 유평초 3학년)금상 - 박건영(대전 봉명초 2학년)- 이현승(굿모닝 유치원)은상 - 조하준(대전 성남초 1학년)- 이시연(대전 반석초 2학년)- 설동호(홍익유치원)- 김서진(선암초병설유치원)동상 - 이주원(대전 보운초 3학년)- 장서영(대전 성룡초 2학년)- 조하영(대전어린이집)- 박지민
이때가 기원전 239년. 진왕이 권좌에 오른 지 벌써 팔년의 세월이 지나 스무 살이 되던 때였다.진왕은 상국 여불위의 집에서 ‘여씨춘추’ 확립을 축하하는 연회가 있었다는 소식을 새벽녘에야 접했다.그는 초저녁부터 침전에서 처음 본 궁녀와 함께 뒹굴고 있었다. 헐떡거리는 숨을 몰아쉬며 그녀를 안고 뒹굴고 업고 뒤치락거리던 중이었다. 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