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청년희망통장 수혜 김채은 씨
학교 졸업 후 쉼 없이 일하던 중
청년희망통장 만기로 제주도 한달살이
“다양한 사람과 만나며 진정한 나 찾아”

방황의 끝에는 깨달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방황하는 청년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최근 제주도에서 1~2개월간의 시간을 보낸 김채은(28·사진) 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타지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는 그가 여전히 방황의 길 위에 서 있는 것은 변함없지만 내면의 변화는 뚜렷하단다. 지난 3년간 대전시 청년희망통장을 통해 미래를 위한 저축을 한 그는 또다른 내일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고교 졸업 후 경제적 자립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을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절차가 돼 버렸지만 김 씨는 학창시절 남다른 미래를 그렸다. 고교과정을 마친 후 곧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 당시 고등학교를 재학하며 회계 분야를 공부하던 사촌언니의 영향도 있었지만 대학이라는 정해진 길은 가지 않겠다는 김 씨만의 신념이 확고하기도 했었다.

“20살이 되면서 곧바로 취업했습니다. 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대학보다는 일을 하자는 마음이 더 컸으니까요. 대학 진학을 하는 게 정해진 길 같았고, 타인들이 하던 방식으로 따르고 싶지 않았습니다. 목표가 명확했던 만큼, 관련 고교를 다니며 인사·생산·회계·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굉장히 열심히 공부했어요.”

뚜렷한 김 씨의 목표만큼 그는 학교에서도 상위권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던 성실한 학생이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그가 지니고 있는 다량의 자격증과 성적표가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남들보다는 빠르게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첫 직장에서 회계사무를 담당했습니다. 현장에서 지출결의서를 작성하고, 각종 사무업무 등 급여를 보내기 이전까지의 모든 과정을 도맡았습니다. 20살이 되면서 나도 어엿한 직장인으로서 사회구성원이 됐음에 굉장히 뿌듯했죠.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반대로 직장 내에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어렸을 때니 실수를 할까 걱정하고, 당시 일을 배우면서 메모하는 습관도 들이고,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갔어요.”

◆ 방황하는 청춘이 되다
이르게 사회에 던져진 탓일까. 고군분투하며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방황하는 청춘의 한 자락을 기록하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조급함까지 느껴지기 시작하면서다. “21살 때 처음으로 서비스 분야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생각보다 일이 흥미롭기는 했지만 막연한 조급함이 저를 감싸더라고요. 지금 돌이켜보면 굳이 그럴 이유도 없었는데 말이죠. 영화관에서 근무하며 영화관 매니저로 일하고, 또 영업팀 서무 역할도 해보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도를 해봤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달려 온 그였지만 결국 올해 3월 사직서를 쓰게 됐다. 김 씨에게도 쉼이 필요했던 것. 그리고 그 무렵 대전시 청년희망통장도 만기됐다. 그는 그것을 기회라고 생각했고, 곧바로 제주도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우연히 친구에게서 정보를 얻고 시작한 것이었는데 일을 그만두고, 여러 고민에 둘러싸여 있을 찰나 만기가 됐기에 딱이다 싶었죠. 원래 만기되면 막연하게 차량을 구매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고민이 됐습니다. 그러던 중 20살부터 하고싶었던 버킷리스트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지체없이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 나를 되돌아본 한 달
생각보다 한 달은 빠르게 지나갔다. 부지런한 김 씨는 제주도에서도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로 근무하며 일상을 지내야 해 여행시간은 짧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며 자신의 진로를 되짚었다. “여행기간이 짧았지만 사람들도 만나고, 내 진로를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그동안 일했던 것에 대한 보상과 함께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죠. 계속 일을 해왔으니 좀 천천히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서비스직, 판매 분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어요. 대전시 청년희망통장은 타지로 떠나고 싶을 때, 일을 하다 헛도는 마음을 다잡아 주고, 새로운 생각을 펼칠 수 있게 도와준 버팀목입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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