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선수들과의 유료 소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앱은 KBO리그 내 최대 규모의 선수 매니지먼트 업체인 리코 에이전시가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정작 KBO와 구단들조차 관련 사실을 파악하지 못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SNS와 야구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정보에 따르면 이 앱은 박건우(NC 다이노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안현민(kt wiz), 임찬규(LG 트윈즈) 등 리코 소속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유료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월 구독료 4500원을 내면 선수와의 1대1 메시지(DM)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약 20만 원을 결제하면 특정 선수의 축하·응원 영상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고 소개돼 있다.
또한 앱에는 선수 본인이 올리는 게시물 열람, 선수 커뮤니티에 포스트 작성, 오프라인 이벤트 티켓 구매 등의 혜택이 나열돼 있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지난 24일부터 야구 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크게 번졌다. 많은 팬들은 “선수를 지나치게 아이돌화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표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KBO와 10개 구단 관계자들은 대부분 해당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관계자들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보이는데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구단을 통해 확인한 결과, 리코 측이 소속 선수들에게 전화나 대면으로 앱 운영 취지와 수익 배분 방식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적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수들 역시 디테일한 구조나 정책에 대해선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25일 오전부터 각 구단 홍보팀과 마케팅팀은 소속 선수를 통해 현황을 급히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유료 소통이라는 게 어디까지 허용되는 건지 모르겠다”며 “시즌 중이라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약 선수 개인이 소통 과정에서 사고가 나면 책임 소재는 어떻게 되는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리코 에이전시는 최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더 제너레이션 매치’ 이벤트 경기와 관련해서도 구단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소속 선수들을 소집하면서 구단 측과 사전 조율을 하지 않았고, 행사 직전에야 “처음 열리는 대회라 준비 과정에서 미흡했다”며 뒤늦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구단은 “선수들이 소속 에이전시 행사에 참여한다고 해도 11월까지는 구단 소속으로 연봉을 받는 기간인데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난처함을 토로했다. 응원가 사용 요청도 행사 직전에야 연락이 와 “구단이 저작권을 갖고 있지 않은 음원이 많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늦게 연락을 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한 리코 에이전시는 NC 박건우·박민우의 유료 팬미팅 개최 소식도 공지했으나, 구단 측은 “이제서야 해당 내용을 알게 됐다.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