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성 미래철도연구원장

4‧10 국회의원 선거가 1주일도 남지 않았다. 윤석열정부가 들어섰지만 여소야대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무엇하나 제대로 해보지 못한 정부여당의 노력은 서민경제를 살리지 못해 빛이 바랬다.

정부여당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야당 때문이라고 항변하겠지만 일찌감치 ‘협치와 합의’라는 대의(代議)민주주의의 기능을 상실한 국회와, 정부보다는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한 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고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정국이 안정되어야 정부도 민생을 위한, 그리고 서민경제를 위한 정책들을 추진할 수 있는데 현 정부 2년여 동안 국회는 싸움과 방탄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국민들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지 못한 것은 여야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현 상황을 보면, 이번 총선결과에 따라 새로 구성될 국회에서도 이와 같은 ‘쌈박질과 방탄’은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예견되어 국민들은 신경질이 날지도 모르겠다. 이러니 “이런 꼴을 또 보느니 국회를 없애버리자”라는 극단적인 사람들도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엔 ‘복수혈전’과 ‘친북세력’까지 가세했다. 정녕 국회가 자신들의 복수를 하는 곳이란 말인가?

또, 이번 선거는 유독 막말이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가히 ‘막말의 정치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친명횡재, 비명횡사'와 같은 재치와 해학이 담긴 말 외에도 박용진 의원 공천과정을 두고 삼고초려(三顧草廬)가 아닌 '삼고참시(三顧斬屍)', 그리고 '막말낙마'까지 나왔다. 여야 모두 혼돈의 공천이었지 않나 싶다.

한편, 선거판이 아무리 아사리판(빼앗을 사람과 빼앗길 사람이 한데 어울려 무법천지가 된 것을 비유한 말)이라고 하지만 네거티브만 존재하고 ‘공정과 상식, 민생과 공존’의 가치는 실종된 선거유세는 나라의 미래를 암담하게 짓누르는 것 같다.

일례로 유튜브에서 생산되는 가짜뉴스와 일부 언론의 편파 보도이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교묘하게 편집하여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킴으로써 국민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앞으로 선거에 관해 이와 같은 행위를 한 언론과 유튜브 방송은 사후에라도 철저히 단죄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하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것도 국회가 해야 할 일이다.

예를 들면, ‘대파 875원’ 사태는 농협마트에서 특별세일하고 있는 소포장 대파의 가격이었다. 이걸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뉴스로 둔갑시켰다. 그런데 대통령실에서 사실을 정확히 해명하지 못한 것도 여론을 악화시키는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필자가 꼭 바랐던 민생공약은 소비자물가를 과대하게 상승시키는 ‘유통구조의 개선’이었다.

사과 한두 개 값이 1만 원 가까이 치솟고 농산물 가격이 터무니없이 오르는 물가폭등에도 농민들은 정작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으로 인해 애써 지은 농사를 갈아엎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공약은 여야 모두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든지 지역경제를 부양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공약, 은행 수수료를 낮추겠다든지 하는 민생공약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또한, 야당들의 총선 슬로건을 보면 대부분 ‘정권 심판’으로 귀결된다. 한편은 현 정권을 심판해야 자신들이 살아남기 때문으로 보이고, 또 다른 한 곳은 이번 정부에서 핍박을 받았으니 복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심판하겠다고 한다. 도대체 심판을 할 자격은 있는지도 모르겠고, 더구나 국민을 위해 심판하겠다는 명분은 없어 보인다. 도대체 이번 국회에서 그들이 민생을 위해 무엇을 했단 말인가?

아프리카의 신흥강국 르완다 사례를 보면, 1972년 독립한 르완다는 수년간의 부족 간 내전을 겪었고 1994년에야 갈등을 봉합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최근에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르완다의 근대역사를 보면 언뜻 우리나라의 근대역사와 닮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도 도입해서 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있다. 이런 르완다의 안정적인 치안과 성장에는 ‘정국 안정’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싸우지 않는 국회, 안정적인 정국, 민생을 살리는 경제, 실리주의를 표방하는 외교와 국방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정치꾼’이 아니라 그런 나라를 만들어 갈 사람(善良)을 뽑아야 한다.

여당에 묻는다. “우리가 부족했습니다. 앞으로 잘할 테니 우리를 지지해 주십시오”라고 하는데 무엇을 위해 읍소하는 것인가.

더불어민주당에도 묻는다. “정부‧여당을 심판하겠다”라고 하는데 누구를 위해 심판하겠다는 것인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수당이 되어야 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국민들의 어려움을 풀어주기 위해 심판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민생공약은 어디에 있는가?

조국혁신당에도 묻는다. “윤석열 정권에 복수하고자 정치에 뛰어들었다”라고 하는데 정녕 부정행위와 불법으로 재판을 받고 있거나 의혹이 있는 사람들이 다수 모여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후안무치라는 말이 떠오르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에게 묻는다.

링컨 대통령의 유명한 명언(名言)처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그런 정치를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우리 정치가 오늘도 서민들의 마음을 후벼 파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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