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근절 구호 외치며 등굣길 맞이
교내방송서 친구사랑 사연 소개
친구 사연에 웃기도 하고 눈물 짓기도

▲ 26일 대전목상초등학교에서 등교하는 친구들을 맞이하고 있다.

‘늘푸른 나무처럼 항상 변하지 않을, 널 얻은 이 세상 그걸로 충분해, 내 삶이 하나 듯 친구도 하나야.’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랫말처럼 진정한 친구는 한 명만 있어도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든든한 존재다. 대전시교육청은 ‘고운 말씨, 바른 예의, 따뜻한 소통’을 슬로건으로 친구사랑 3운동을 전개해 학생들이 잠시 잊고 지낸 친구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서로 존중하며 학교생활이 폭력으로 얼룩지기보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금강일보는 친구사랑 3운동 공동 캠페인의 일환으로 24회에 걸쳐 학교별 실천사례를 집중 조명한다.

26일 대전목상초등학교에서 등교하는 진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26일 대전목상초등학교에서 등교하는 진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복수극에 열광하는 시대. 애초에 학폭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훈훈한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았을까. 대전목상초등학교(교장 한영숙)는 학교생활이 한 편의 복수극이 아닌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바라며 친구사랑 3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학교폭력을 하지맙시다! 친구와 사이좋게 지냅시다!”

26일 대전목상초. 우렁찬 목소리가 비몽사몽한 등굣길에 활력을 더한다. 등교하던 학생들도 가방을 벗어던지고 하나둘 친구 맞이 대열에 합류한다. 학교 전담 경찰관도 색색의 연필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학생들을 맞는다. 한 손에는 연필을, 한 손에는 친구의 손을 꼭 잡은 학생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이다. 학교폭력 없는 학교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호를 열심히 외친 조유림(12) 양은 “먼저 와서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학폭 예방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뜻 깊다”며 “많은 친구들이 학폭은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하지 않도록 꾸준히 예방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26일 대전목상초등학교에서 친구사랑 사연을 주제로 한 교내 방송을 하고 있다.
26일 대전목상초등학교에서 친구사랑 사연을 주제로 한 교내 방송을 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등교를 마친 후 친구사랑 사연을 읽어주는 교내방송이 시작된다. 교실에서 내가 보낸 사연일까 아닐까 귀를 쫑긋 세운 학생들에게 훈훈한 사연이 전해진다. 며칠 전 축구 경기에서 공을 실수로 막지 못해 져서 반 친구들에게 미안했다는 이야기, 몸이 아팠던 날 보건실에 함께 가준 친구에게 전하는 고마움 등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사연에 당첨된 학생들에게는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배달된다. 학생들이 신청한 인기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끝으로 방송은 마무리된다. 프로듀서 심다솜(13) 양은 “다른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건넨 조언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아이스크림을 받고 신나할 친구들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교사들도 학생들이 그동안 묵은 감정을 털어내고 새로운 추억을 함께 만들어 가길 누구보다 바란다. 박수열 교사는 “평소 친구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 등 다양한 감정을 풀어내면서 친구 사이 긴장도 낮추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고운 기자 kg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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