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여 급습을 감행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주민들은 집을 버리고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외국 군대의 침공을 경험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국경에서 30km 이상 떨어진 곳까지 진격해 쿠르스크주의 소도시 수드자와 주변 여러 마을을 장악했으며, 해당 지역의 아파트는 파괴되고 식량과 식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이런 현지의 상황이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벌어지던 모습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주민 수만 명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한 채 소지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피란길에 올랐다.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된 영상에서 한 주민은 “몇 시간 만에 도시가 폐허가 됐다”며 “땅과 집을 잃었고 속옷 바람으로 도망쳐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을 헤엄쳐 도망가야 했던 주민들, 노인과 장애인들은 남겨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지하실에서 숨어있어야 했다며 “모든 것이 불타고 있었고 드론과 미사일이 날아다녔다”고 전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피란민을 위한 20곳의 대피소가 설치됐지만, 순식간에 수용인원을 꽉 채웠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정부의 대처에 분노를 표출했다. 한 주민은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를 통해 “왜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TV에는 ‘긴급상황’이라고 말하는데 이건 이미 전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나라를 지키지 못하는 러시아군을 향해 “부패하고 엉만진창”이라며 비난했고, 일각에서는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는 줄 알았는데, 그들이 우리를 점령했다”며 한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인들은 지난 러시아의 침공을 회상하며 당한 만큼 되갚아주고 온 군인들을 응원하고 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정의를 회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침략자에게 필요한 압박을 가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