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재개관한 사랑의열매 나눔체험관
나눔의 이해, 나눔의 힘 등 6개 존
체험, 놀이 등 통해 배우는 나눔·배려
‘작은 힘이 모여 만드는 큰 힘’의 기적

#1. 이길례 할머니의 외출
허리를 다쳐 거동이 힘든 이길례(76·가명) 할머니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할머니 오셔서 꼭 축하해주세요.’ 사랑하는 손녀의 청첩장을 보면 반가운 마음에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몸이 불편해 빨래와 같은 집안일조차 쉽지 않아서다. 할머니 옆에 쌓인 세탁물들. 그런 할머니의 힘듦을 헤아린 사람들이 모금한 사랑의 열매 동전 한 닢, 한 닢. 이윽고 이동세탁봉사 차량이 할머니 집을 방문했고, 할머니는 무사히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2. 우찬이의 돼지저금통
돼지 여러 마리가 순식간에 우찬이에게 달려들었다. ‘으아!’ 눈을 뜬 우찬이는 꿈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책상 위에 놓인 돼지저금통을 바라봤다. 돼지저금통에 그려진 빨간 열매. 우찬이는 용돈기입장을 펼치고 ‘사랑의 열매 100원’이라고 적었다. 초등학생 우찬이는 용돈을 받을 때마다 따뜻한 마음을 담아 100원씩 저축해왔다. 어느새 무거워진 돼지저금통을 든 우찬이가 말했다. “우리 돼지, 새끼 낳을 때가 됐어요~.”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센터 1층에 마련된 나눔체험관. 나눔의 이해를 돕기 위한 짧은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김지현 기자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센터 1층에 마련된 나눔체험관. 나눔의 이해를 돕기 위한 짧은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김지현 기자

각박해질수록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게 쉽지 않다고들 입을 모은다. 얄팍한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타인을 향한 선행이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알고 있는가. 우리는 이미 일상 속에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그만큼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굶주린 누군가에게 건네는 따뜻한 우유 한 팩, 알뜰살뜰 채워 넣은 돼지저금통, 장애인의 힘듦에 공감하는 마음 등 진심만 있으면 충분하다. 사랑의열매가 운영하는 나눔체험관을 찾아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나눔과 배려를 배워봤다.

“나눔 좀 체험해 보겠습니다.”

나눔의 이해를 마친 후 본격적인 체험 코스가 시작된다. 첫 체험 코스는 나눔 미로로, 나눔에 대한 개인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김지현 기자
나눔의 이해를 마친 후 본격적인 체험 코스가 시작된다. 첫 체험 코스는 나눔 미로로, 나눔에 대한 개인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김지현 기자

지난 12일 오전 10시경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센터 1층 나눔체험관. 지난 2016년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새단장한 나눔체험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기자와 같은 성인들에게도 언제든 열려있다. 나눔에는 연령이 필요없으니 말이다. 나눔의 이해, 나눔 미로, 전통 속 나눔문화, 나눔의 종류, 감각체험관, 나눔의 힘, 나눔책방 및 나눔온도계 등 6개 존으로 나뉜 나눔체험관. 이 중 기자에게 큰 감명을 준 코너는 나눔 미로, 전통 속 나눔문화, 나눔의 힘이었다.

나눔에도 뚜렷한 유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사실 성격 유형만큼이나 나눔에도 성향이 반영된다. ‘남을 도우면서 사는 것이 가치있는 삶이다’, ‘왕따 문제는 꼭 해결돼야 하고, 내가 앞장서서 고치도록 노력할 것이다’ 등 몇 가지 질문을 받고 ‘예, 아니오’ 답을 내리며 한걸음씩 걸음을 내딛다 보면 A타입 나눔 왕초보, B타입 나눔 시작, C타입 나눔 인지, D타입 천사 등 4가지 유형의 결론에 다다른다. 자랑은 아니지만 기자는 D타입이었다. 개개인의 나눔 성향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나눔체험관은 더욱 흥미로운 장소로 바뀐다. 나눔의 종류와 방법이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나눔의 종류 중 오랜 시간이 흘러 정착된 나눔도 적잖다. 밥을 지을 때 쌀을 한 움큼씩 덜어 단지나 항아리에 모아둔 후 쌀이 떨어진 이웃에게 주는 ‘좀도리’, 이사 후 이웃에게 돌리는 떡, 까치밥 등이 그것이다. 또 오늘날 행정복지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나눔냉장고 역시 과거 ‘운조루 쌀뒤주’와 같은 맥락이다. ‘재산은 1만석 이상 갖지 마라, 사방 100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 이웃과 나눔을 중시하는 가훈을 가진 경주 최부잣집의 이야기 역시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일화 중 하나로, 나눔체험관 한켠에 꾸며진 최부잣집 앞마당을 빗자루로 쓸어낸 후 이들의 선행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운조루 쌀뒤주. 오늘날 행정복지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나눔냉장고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운조루 쌀뒤주. 오늘날 행정복지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나눔냉장고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전통 속 나눔문화 코너에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 이곳에서는 과거 밥을 지을 때 쌀을 한 움큼씩 덜어 단지나 항아리에 모아둔 후 쌀이 떨어진 이웃에게 주는 ‘좀도리’, 이사 후 이웃에게 돌리는 떡 등 과거에서부터 비롯된 나눔 문화를 안내한다. 김지현 기자
전통 속 나눔문화 코너에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 이곳에서는 과거 밥을 지을 때 쌀을 한 움큼씩 덜어 단지나 항아리에 모아둔 후 쌀이 떨어진 이웃에게 주는 ‘좀도리’, 이사 후 이웃에게 돌리는 떡 등 과거에서부터 비롯된 나눔 문화를 안내한다. 김지현 기자

그렇다면 나눔을 행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을까. 사실 기부를 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상당히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선택하고, ‘사랑의 코인’을 사랑의 열매 저금통에 넣어봤다. 실제 사례가 영상을 통해 흘러나왔다. 이 같은 나눔의 힘 존은 나눔체험관에서 가장 핵심적인 코너다.

사랑의열매 홍보기획팀 홍은비 주임은 “나눔체험관에서는 어린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나눔 가치 이해와 공동체 의식 함향을 위한 가상 나눔활동과 감각체험을 실시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체험과 영상자료를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사랑의열매는 기부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지는 여름철에도 나눔명문기업, 착한가게, 착한일터, 착한펫, 나눔리더, 아너 소사이어티, 착한가정 등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 운영한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나눔의 이해를 돕기 위한 퀴즈 게임. 김지현 기자
나눔의 이해를 돕기 위한 퀴즈 게임. 김지현 기자
나눔의 이해를 돕기 위한 퀴즈 게임. 펌프 게임대 위에서 발을 움직이며 정답을 맞히는 순간 나눔의 종류가 머리에 각인된다. 김지현 기자
나눔의 이해를 돕기 위한 퀴즈 게임. 펌프 게임대 위에서 발을 움직이며 정답을 맞히는 순간 나눔의 종류가 머리에 각인된다. 김지현 기자
나눔체험관에서 단연 핵심이라 할 수있는 나눔의 힘 코너. 이곳에서는 나눔과 배려가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 지 보여준다. 김지현 기자
나눔체험관에서 단연 핵심이라 할 수있는 나눔의 힘 코너. 이곳에서는 나눔과 배려가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 지 보여준다. 김지현 기자
나눔체험관에서 단연 핵심이라 할 수있는 나눔의 힘 코너. 이곳에서는 나눔과 배려가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 지 보여준다. 김지현 기자
나눔체험관에서 단연 핵심이라 할 수있는 나눔의 힘 코너. 이곳에서는 나눔과 배려가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 지 보여준다. 김지현 기자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센터 1층에 마련된 나눔체험관. 김지현 기자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센터 1층에 마련된 나눔체험관.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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