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의장 선출했지만
선거에서 불거진 갈등 봉합 안돼
부의장 선출 정족수 미달로 무산

사진= 대덕구청
사진= 대덕구청

대전 대덕구의회가 여론의 거센 비난에 등떠밀려 후반기 의장을 선출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부의장 선출이 무산되는 등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 봉합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의회는 24일 제279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전석광 의원(무소속)을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앞서 의장선거엔 국민의힘 조대웅 의원과 전석광 의원이 입후보했는데 조 의원이 본회의 직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같은 당 김홍태·이준규 의원과 함께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민주당 2명, 무소속 2명, 국민의힘 소속 양영자 의원 등 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전 의원은 5표의 찬성표를 받아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충북 청원 출신인 전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지역위원회 사무국장·자치분권위원장, 박영순 전 의원 대외협력특보 등을 지냈는데 지난 총선에서 박영순 의원을 따라 민주당을 탈당했다. 전 의장은 “기쁜 마음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의장으로서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다”며 “구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구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의정을 펼칠 수 있도록 의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대덕구의회가 의장을 선출한 건 후반기 시작 후 약 2개월 만이다. 김홍태 의원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의장직을 이어가겠다고 나서자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반발해 파행을 거듭했다.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김홍태 의원이 의장 출마의 뜻을 접었고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어 조대웅 의원을 추대하기로 했지만 같은 당 양영자 의원이 이탈해 결과적으로 민주·무소속 의원들과 부의장 자리를 도모했다.

의장이 선출됐지만 구의회의 후반기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의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서다. 대립각은 당장 부의장 선출에서부터 더욱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의회는 이날 의장에 이어 부의장을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국힘 의원 3명에 이어 무소속 유승연 의원이 투표를 앞두고 이석해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전석광 의원 의장 만들기엔 의기투합했지만 국힘 소속 양영자 의원을 부의장에 앉히는 데 있어선 균열을 보인 거다.

양 의원을 제외한 국힘 소속 의원들은 의회 파행의 책임을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에게 돌렸다. 의장 연임 반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국 자리 욕심으로 의회를 파행으로 이끌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진보당은 성명을 통해 구의원 모두 의정활동 없이 받아간 의정비를 반납하는 한편 의회 파행에 대해 주민들에게 사죄하고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구의회는 지난해 조례 개정을 통해 의원 징계 처분 시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감액하도록 했는데 지급 제한 내용에 고의적 회의 불참, 의회 운영에 관한 불성실에 대한 조항도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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