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단 하루 차량 약 3400대, 1만 명 이상 방문
주차장·도로 등 협소한데 불법주정차 많아 위험
이달 말까지 피크 예상, 경찰 “안전 운전” 당부

▲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관광버스가 회차하고 있다.

“여기에 정차하시면 안 돼요.”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찾는 가을 행락철 나들이객이 늘면서 교통사고 등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태산휴양림 내 주차장, 도로 등이 협소해 교행이 어려운데 무리하게 불법주정차 하는 이들까지 적잖아서다. 특히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이달 중순부터 이달 말까지 방문객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안전을 위한 시민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일 오전 10시 30분경 장태산휴양림 주차장. “만차요!”라는 우렁찬 목소리가 산속에 울려 퍼졌다. 단풍 명소로 소문난 메타세쿼이아숲을 직접 구경하기 위해 방문한 차량으로 주차장이 가득 찬 탓이다. 아직 오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주차 공간이 없자 도로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만차니 회차하고 다시 오세요.”

소귀에 경 읽기였다. 직원의 안내에도 일부 행락객은 회차하지 않고 만차 주차장으로 진입하거나 “주차해야 하는데 왜 나가라 하느냐”며 직원에게 삿대질하며 화를 냈다. 교행이 버거운 편도 1차선 도로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며 정차하는 차량까지 나타나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들이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로 변모한 까닭은 주차장 규모가 협소한 영향이 크다. 당초 장태산휴양림 방문객주차장 5곳에는 473대(대형 20대·중소형 438대·장애인 15대)만 주차할 수 있는데 이날 낮 12시 30분까지 차량 1412대(오후 5시 30분 기준 3395대·1만 738명)가 방문했다. 주차장 대비 3~7배가 넘는 차량이 방문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그림이 펼쳐진 것이다.

부족한 주차 공간으로 인한 교통혼잡이 불가피하다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마저 준비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이날 교통관리에 나선 인력만 대전서부경찰서를 비롯해 서구, 대전시 공원관리사업소, 서부모범운전자회 관계자 등 40여 명이었다. 이들은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갖은 대안을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윤주원 대전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은 “갑자기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지난해부터 특히 교통혼잡이 극심해졌다.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올해는 버스 진입 시 교행이 어려운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임시 변경하고 기성중학교 등에 관광버스 전용 임시주차장을 마련했다. 또 장태산휴양림에 들어오는 길목에 만차를 알리는 입간판을 설치해 차량 진입 우회를 유도했으며 관련 현수막도 곳곳에 걸어놨다”라고 설명했다.

불법주정차를 막기 위한 계도에도 나섰다. 대전경찰청 기동순찰대가 불법주정차 주의 구간에서 차량을 감시했고, 서구청 주차단속차량 2대는 인근을 순회했다. 왕복 2차선 도로 길가의 불법주정차를 막기 위한 라바콘 200개도 중앙선에 설치됐다. 다수의 노력으로 지난해와 같은 교통체증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곧 다가올 피크에 대한 걱정을 모두 잠재울 순 없었다. 메타세쿼이아숲이 본격적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이달 중순부터 말까지 더 많은 행락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찰은 근본적으로 도로와 주차장 규모가 시급히 확장돼야 하는 문제라 지적하면서도 당장의 행락철 사고 예방을 위해선 성숙한 시민의식이 동참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방문한 관광지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결국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다.

윤 계장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한두 명이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순간 교통체증이 생긴다. ‘나 하나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말아 달라. 아울러 안전한 산행과 즐거운 가을 나들이가 될 수 있도록 경찰과 직원의 안내에 따라 교통안전수칙을 잘 지켜 달라”라고 당부했다.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정차한 가운데 산악회 회원들이 내리고 있다.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정차한 가운데 산악회 회원들이 내리고 있다.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이 만차된 가운데 한 차량이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이 만차된 가운데 한 차량이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정문 도로가 일방통행으로 임시 변경된 가운데   차량이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정문 도로가 일방통행으로 임시 변경된 가운데 차량이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행락객이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 도로를 걷고 있다.
행락객이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 도로를 걷고 있다.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이 만차된 가운데 한 차량 운전자가 직원에게 화를 내고 있다.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이 만차된 가운데 한 차량 운전자가 직원에게 화를 내고 있다.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 내 편도 1차로에 한 차량이 정차해 있다.
지난 2일 장태산자연휴양림 주차장 내 편도 1차로에 한 차량이 정차해 있다.
지난 2일 기성중학교에 관광버스 전용 임시 주차장이 마련된 가운데 한 관광버스가 진입하고 있다.
지난 2일 기성중학교에 관광버스 전용 임시 주차장이 마련된 가운데 한 관광버스가 진입하고 있다.
지난 2일 기성중학교에 관광버스 전용 임시 주차장이 마련된 가운데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서있다.
지난 2일 기성중학교에 관광버스 전용 임시 주차장이 마련된 가운데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서있다.

글·사진=김세영 기자 ks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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