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퇴진 거부 담화 “탄핵 맞설 것”, 한동훈 ‘탄핵 찬성’ 급선회
野 “극단적 망상의 표츌”, 당초대로 14일 오후 표결

▲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를 비판한 한동훈 대표가 친윤계 의원인 강명구 의원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 6당이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재차 발의하며 14일 국회본회의에서 2차 탄핵 표결이 예고된 가운데 정국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탄핵안 표결을 이틀 앞두고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 야당을 향해 '광란의 칼춤'이라고 강하게 비판하자 야당은 물론 친한계 인사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종전의 입장을 바꿔 이날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윤 대통령 제명·출당을 위한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긴급 지시하는 등 여당 내홍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이 당초 당과 국민에게 이야기했던 것과 달리 조기 퇴진 등 거취에 관한 사안을 일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며칠간 확인했다”며 탄핵 찬성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윤 대통령이 2~3월 퇴진하고 4~5월 조기 대선을 치르는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윤 대통령의 수용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만큼 탄핵안에 당론으로 찬성 투표하자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친윤계 의원들이 한 대표를 향해 반말과 막말을 쏟아내자 “민주주의 상황에서 용납 못할 대통령담화가 나왔다. 그래서 대통령 직무를 조속히 합법적으로 정지시키는 데 우리 당이 나서야 한다는 말씀을 당 대표로서 드린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조기 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대국민담화를 통해 정면돌파를 위한 세 결집에 나선 만큼 여당의 내홍은 더욱 극심한 상황으로 내몰릴 전망이다. 친한계와 친윤계 간 계파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날 의총에선 권성동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는데 권 의원은 친윤계의 핵심이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결별을 선언한 만큼 여당은 권 의원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을 방어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와 새로운 권 원내대표 간 권력투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초 계획한대로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13일 보고가 이뤄진 뒤 14일 오후 5시에 표결에 나선다.

한편 이날 오후 기준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일곱 번째 탄핵소추안 찬성 입장을 공식 발표하면서 탄핵을 위해 필요한 찬성표는 단 1표가 됐다. 앞서 조경태,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김재섭, 진종오 의원 등이 윤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찬성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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