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역대급 연휴라고 일컬어지는 설명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해 교통체증을 이겨내며 장시간 차안에 갖혀 있을것이며 최대 9일에 이르는 연휴기간 동안 국내외 여행을 하며 활동적인 일정을 지내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부푼 마음으로 한주를 보내는 분들이 많을것이나 명절이 지나면 진료실 앞은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긴줄로 환자들의 짜증섞인 목소리가 벌써부터 들리기 시작한다.
이번 설은 연휴가 길게 이어지는 만큼, 연휴 뒤 찾아올 수 있는 명절증후군에도 각별히 대처해야 한다.
우리 민족의 설명절준비는 보통 남성보다 여성들을 힘들게 하는데 음식 장만과 집안일에 장시간 소비하게 되며 불편한 자세로 가사일을 할 경우 허리에 엄청난 무리를 동반하게 된다. 전을 부치거나 송편을 만들 때 바닥에 구부정하게 앉아서 하는 경우가 많고 설거지 등을 할 때 장시간 선채로 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작들이 허리 주위의 인대와 근육을 경직시키며 작은 충격조차 척추 뼈나 디스크에 직접 전달돼 요통을 발생시킨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은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있기 때문에 요통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허리 디스크는 추간판이 돌출돼 요통 및 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잘못된 자세와 퇴행성 변화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이 외에도 허리를 숙여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여서 설거지를 하는 행동 등도 급성 허리 디스크를 유발하게 된다.
쪼그리고 앉는 행동으로 인해 장시간 불편한 자세로 척추 압력이 높아지면서 추간판 사이 디스크가 파열돼 밀려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손상된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할 경우 허리통증은 물론, 다리 통증이나 저림, 감각이상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하면 대소변 장애까지 생기기도 한다.
명절기간동안 장시간 가사일을 한 후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보통의 허리 디스크는 수술을 해야 치료된다고 생각되지만 조기에 발견한다면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 등의 비수술적인 치료를 통해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먼저 신경차단술은 신경차단술은 흔히 허리디스크 주사 치료라고 하며 척추관협착증이나 디스크, 급성 및 만성 허리 통증에 주로 시행한다. 척추 내 주사하는 기존 방법과 달리 실시간 특수영상장비(C-ARM)를 확인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가지를 찾아 주사로 약물을 주입해 치료하는 시술법으로 척추질환 통증에 효과적이다.
두번째 신경성형술이다.
신경성형술은 장기간 주사치료에 대한 환자의 통증 및 소요시간의 부담을 줄이고 합병증을 방지하며 가장 적극적인 비수술치료 방법으로 시술 후 운동치료를 병행하며 생활습관을 개선하게 될 경우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 아울러 병원에서 MRI 검사를 통해 영상소견에 비해 통증이 심한 환자에게 뛰어난 효과를 보여주며 한번 시술로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술효과를 보여주는 장점이 있는데 시술 후 하루면 퇴원을 해 일상에 복귀가 가능한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인 시술방법이다.
시술방법은 목이나 허리 등 환부에 국소마취 후 실시간 영상장비를 이용해 목이나 꼬리뼈를 통해 1mm정도의 얇은 특수한 관을 삽입하고 통증을 일으키는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며 염증과 유착된 부분을 제거해 통증을 치료하게 된다.
신경성형술에 사용되는 특수관은 상하좌우로 움직일 수 있어 뼈가 가로막고 있어도 원인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 신경의 염증과 부종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비수술치료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당뇨, 고혈압 등 질병으로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에 대한 공포감이 심한 경우, 고령의 나이, 심폐기능 이상 등으로 전신마취가 불가능한 경우 시행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으며 시술의 효과가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겪어보고 치료해본 결과를 봤을때 신경성형술의 최고의 장점은 시술 후 효과기간이 6개월에서 1년정도 지속되다 보니 통증이 사라진 사이를 이용해 목, 허리의 운동치료를 통한 근력운동을 하게 됨으로써 기립근이 발달하게 되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재발 방지 및 기존의 나쁜자세와 습관을 고치고 운동을 통한 근력향상을 위한 절대시간을 벌수 있어 재활프로그램에만 충실히 따라온다면 환자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긴 연휴기간 허리 건강을 지키려면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칭이 필수다. 과도한 가사 노동에 시달리지 않도록 일을 분배하고, 명절 행사를 간소화하는 것도 필요하며 다리를 꼬고 앉거나 장시간을 앉아서 지내는 것,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는 것, 허리를 숙여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 등의 행동은 피하고 운동과 스트레칭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한다면 시트의 등받이 각도를 95~100도 정도로 더 세우고 시트 깊이 밀착해 앉는 것이 좋으며 뒷주머니에 지갑을 절대 넣은채 운전하면 안된다.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은채 장시간 운전을 하게 되면 골반의 균형이 맞지 않아 요통을 유발할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 중 피로감이나 통증이 생기면 졸음쉼터나 휴게소에 들러 5~10분간 전신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됐던 온몸의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의 경우,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의 경우에도 오랜시간 앉아있어야 한다면 목베개나 쿠션 등으로 목과 허리의 부담을 줄여주고 휴게소에서 스트레칭을 통해 긴장돼있던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목과 허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주저 없이 가까운 척추전문병원을 찾아 진료 받아보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