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기업 본사의 수도권 집중 현상과 시사점 발표
국내 시총 100대 기업 중 79개사의 본사 수도권 위치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대다수가 수도권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방의 산업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2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기업 본사의 수도권 집중 현상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79개사의 본사가 수도권에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56개사), 경기도(19개사), 대전(5개사), 인천(4개사), 경남(4개사) 순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충청은 2개사, 세종은 1개사로 나타났다. 반면 부산, 대구, 광주 등은 5대 광역도시임에도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본사가 전무하다.

하나금융연구소는 기업 본사의 부재가 지역 내 산업 생태계 약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기업 본사의 집적 여부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지역경쟁력지수(RCI)에서 현격한 격차가 발생했는데 경제규모·인적자본·인프라 등을 반영한 RCI에서 17개 시도 중 서울, 경기, 대전이 타 지역 대비 높다. 반면, 강원(17위), 경북(16위), 경남(15위) 등은 최근 몇 년간 지역경쟁력이 약화됐다.

특히 지난 10년(2014~2023년)간 경기도와 인천의 인구는 각각 10.6%와 4.1% 증가한 반면, 부산(-6.1%), 울산(-5.5%), 대구(-4.4%) 등의 인구는 크게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 2023년 기준 20~39세 청년층의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약 12만 명에 달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비수도권 제조업 중심 지역에서 유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본사의 부재가 고용 창출과 고급 일자리 유인을 제한해 노동 인구의 수도권 유출을 가속화했다는 의미다.

수도권 중심의 기업 본사 집중 현상 해결을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고도화된 인프라 제공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하나금융연구소 이성엽 연구위원은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해 지방세 감면, 법인세 감면 한도 확대, 이전 관련 비용 보조, 세액공제 적용 등 재무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지방지역 내 ‘기업 전략 기능 집적지’에 대한 산업 특화 클러스터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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