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세종시대 개막 ··· 국가성장 견인 거점 부상

조선조 500여 년간 하나의 행정체계를 유지했던 충청도는 일제 강점기에 충청남도와 충청북도로 양분된다. 충남의 첫 도청소재지는 공주였고, 경부철도 개통과 더불어 교통도시로 급성장한 대전으로 충남도청은 이전하게 된다. 공주에서 대전으로 도청이 이전한 것은 1932년. 이후 충남도청은 80년 간 대전시 선화동을 지켰다.
1989년 대전시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서며 직할시로 독립했고, 충남과 대전은 각기 다른 행정체계를 유지하게 됐다.
또 2012년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또다른 독자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500년 간 한 살림을 꾸려왔던 충청도는 불과 100년 만에 충남, 충북, 대전, 세종 등 4개 광역 및 특별 자치행정을 펴게 됐다.
충북은 한 세기 넘도록 충북 단일 행정체제를 유지했지만 충남은 대전과 세종이라는 식솔들을 분가시켰다.
그래서 한 뿌리인 충남은 대전, 세종과 더불어 트라이앵글 시대를 맞게 됐다.
‘충남시대’는 ‘대전·충남시대’로 바뀌었고, 이제는 ‘대전·충남·세종시대’로 다시 바뀌었다.
새로운 광역자치단체가 탄생하면서 충남권은 대전과 충남, 세종이 삼각편대 구조를 형성하며 21세기 환황해권 도약을 준비 하고 있다.
◆실질적인 원년을 맞는 '세종시'
세종시는 지난해 7월 1일 10여 년간 산고 끝에 특별자치시의 지위로 출범의 결실을 맺었다.
행정구역상 충남도의 연기군 전역과 공주시와 충북 청원군 일부가 포함된 세종시는 서울시 면적의 2/3 규모로 첫발을 내디뎠다.
인구 9만 명으로 첫 걸음마를 시작한 세종시는 앞으로 2030년까지 인구 50만 규모의 도시로 성장할 예정이다. 9부 2처 2청 등 36개의 중앙행정기관 63%가 이전하고 16개의 국책연구기관이 이전하게 될 세종시는 실질적인 행정수도의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먼저 중앙행정기관은 2014년까지 3단계로 나뉘어 이전한다. 내년말까지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 18개 부처 및 소속기관이 이전하고, 2014년에는 국세청과 법제처 등 6개 부처 및 소속기관이 각각 이전하게 된다.
산고 끝에 지난해 7월 1일 출범한 세종시는 아직 자치기능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유래가 없는 특별자치시 체제로 출범한 까닭에 모든 것이 어설프고 낯설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특히 회계년도 중간에 출범한 까닭에 기초단체가 편성한 예산을 그대로 이용하는 등 모순적인 면도 많았다.
그런 면에서 실질적으로 일부 부처가 이전을 완료했고, 자체 편성한 예산으로 1년 간의 살림살이를 꾸려나가게 되는 2013년이 어쩌면 세종시의 진정한 출범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시 출범으로 맞이하는 트라이앵글 시대
지난해 7월 1일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범충남권은 대전·충남·세종의 3각 구도로 재편됐다.
같은 지붕 아래 살림을 꾸린 3개 자치단체는 트라이앵글 시대를 맞아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야 할 운명을 맞았다.
이 때문에 세종시의 기능 및 도입시설의 변화는 충남도와 대전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이 과대팽창 하면서 주변 위성도시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수도권이라는 이름으로 공생발전했다.
수도권 과밀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팽배하고 지방의 영양 결핍상태가 지속되자 신행정 수도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급기야 세종시가 탄생하게 됐다.
국가 수도 이전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수도로서의 기능은 부여받지 못했지만 세종은 청와대와 국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앙부처 행정기관을 가진 실질적인 수도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이제는 범충남권이 수도권에 이어 국가 중추 기능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과 충남, 세종이 유기적인 관계를 지속하면서 상생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이다.
◆무의미해진 행정구역 경계
대전과 충남은 행정적으로 분류됐지만 오랜 시간 문화와 정서를 공유하며 각기 발전을 이어왔다.
세종시가 특별자치시로 출범했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대전, 충남, 세종을 나누는 것은 행정구역상의 경계일 뿐 달리 문화적으로는 경계가 없어 실질적인 단일 문화권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금껏 충남도는 산업과 농림업 중심인 1차 산업과 제조업 중심인 2차 산업을 통해 성장해왔다. 대전시는 신성장동력의 메카인 대덕특구를 통해 성장해왔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로 인해 명실공히 과학의 메카로 자리를 굳힐 준비를 하고 있다.
새롭게 범 충남권 자치단체에 합류한 세종시는 국가 행정 기능과 더불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로 성장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대전과 충남, 세종은 각기의 특성을 기반으로 유기적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유지하며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 뿌리는 하나
충남은 근대화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 분리를 거듭해 현재는 대전과 충남, 세종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이것은 행정상의 구분일 뿐 뿌리는 하나이다. 그래서 범 충남권이란 이름으로 3개의 자치단체는 문화공동체라는 특성을 갖는다.
범충남권 자치단체들은 한 뿌리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고 이제 새로운 新 충청시대를 열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
국토의 중심으로 발전하는 대전과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 80년 대전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서해안 시대의 주역으로 웅비하고 있는 충남도 등 범 충남권 자치단체들은 21세기 국가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빨대효과의 우려와 공생
첨단 도시로 조성되고 있는 세종시의 출범으로 인근도시들은 인구가 유출되고 도시발전의 성장동력을 잃는 이른바 빨대 효과(Straw effect)와 역류 효과 현상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
세종시가 최고의 도시계획과 건설 투자로 인해 인근 도시와 비교해 높은 수준의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돼 인근 도시 주민들이 세종시로 이주하고, 그에 따라 도시발전이 멈춰서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다.
하지만 도시전문가들은 빨대효과는 일시적 현상으로 인근도시에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종시가 예정대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안착하면 장기적인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경우에서 학습했듯이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서울이 비대해졌음에도 인천과 경기도 등 주변도시에 빨대 효과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면에서 세종시가 안착하게 되더라도 충남과 대전은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면 빨대효과가 아닌 '공생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커진다.
세종시와 청주시, 대전시를 광역 성장권으로 묶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구축도 공생효과를 극대화 시킬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종시의 출범으로 범 충남권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삼각편대 시대를 맞게 된다.
세종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위치한 대전, 청주, 천안, 공주가 충청발전의 중핵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에는 어느 누구도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충청의 미래는 밝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