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지방의회가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를 맞았다. 재선의원으로 후반기 대전시의회를 이끌 막중한 책무를 부여받은 곽영교 대전시의회 의장을 만나 지난 6개월 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아울러 새해의 대전시 의회 운영 방향은 어떻게 방향타를 잡았는지 그의 집무실을 찾아가 들어봤다.

“취임 후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의 사명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또한 2년 임기 동안 진정성을 가지고 시민행복과 대전발전에 매진하겠다는 신념을 늘 가슴에 새겼다. 새롭게 출발한 후반기 원 구성을 마치고,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을 통해 일하는 의회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국회 방문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의회 위상을 높이는데도 최선을 다했다. 시민여러분과 동료의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 전반기 의회와 비교해 후반기 의회가 달라진 점은 무엇이며 달라지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전반기 의회는 세종시 원안통과, 과학벨트 유치 등에 기여하는 등 많은 성과를 올렸다. 후반기 의회는 전반기 의회가 이루어낸 성과를 계승하면서 역대 어느 의회보다도 새롭고 역동적인 의회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국에서도 드물게 재선의원이 의장이 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일로서 승부하는 젊은 의회,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확실히 하는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후반기 의회의 각오이며 다짐이다. 이를 위해 취임 초 밝힌 바와 같이 화합하는 의회상을 구현하고, 의원 역량 강화와 함께 상임위 중심의 토론문화를 정립해 나갈 것이다.”
- 2012년 후반기 의정활동 성과를 종합해 본다면.
“우리 지역 기초의회를 비롯해 전국의 지방의회가 원 구성을 둘러싸고 파행이 끊이지 않았지만 대전시의회는 원 구성에 있어 어떤 불협화음도 없었다. 후반기 원 구성을 마치는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모범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 일 하는 의회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 탄력적인 회기 운영을 선보였다. 보통 10월은 회기가 아니지만 올해는 9월에 이어 10월에도 11일간의 임시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대전발전과 직결되는 세종시 및 충청권 상생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2개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회차원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전시의회 개원 이후 처음으로 ‘시민의 눈으로, 시민의 마음으로’라는 의정슬로건을 정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였다.”
- 대선을 치르면서 중앙당 차원의 이합집산이 진행되며 지방의원들도 본의 아니게 정치적 이합집산과 당적변경을 하게 됐는데 의회운영에 있어 달라진 점은.
“현실적으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영남과 호남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충청권 발전을 위해 지역에 기반한 정당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선진당이 정치 무대에서 퇴장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지만 민주주의가 발전한 서구에서는 이미 양당 정치가 뿌리 내린지 오래다. 우리나라 정당 역사를 돌아봐도 그동안 수많은 정당이 출현했지만 큰 흐름은 늘 양당정치로 귀결돼 왔었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 과정을 통해 이념적 스펙트럼이 비슷한 정당끼리 합쳐진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본다. 시의회도 약간의 소요를 겪었지만 기본적인 의정활동을 펴는데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지난해 7월 후반기 원 구성을 마치자마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중점의제 선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현안의제에 대한 자료분석과 대안제시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11일 동안 46개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긴박한 일정이었지만 롯데테마파크, 과학고 이전, 지역상권 보호 등 지역사회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질의와 대안제시로 전년대비 21%가 증가한 총 427건을 지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시민제보 상황실’을 운영해 35건의 제보를 받아 감사에 반영하고, 시민단체가 제안한 28건 중 82%인 23건을 감사에 반영하는 등 협력과 소통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 중앙정부 차원에서 광역시 기초의회를 없애고 임명직 구청장 제도를 운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이다. 지방의회는 1952년에 태동했지만 1961년 5.16 정변으로 중단되었다가 30년 만인 1991년에 부활했다. 일부 문제점도 있겠지만 지방자치는 역사와 시대의 흐름이다. 행정의 효율성만을 따져 기초의회를 폐지하게 되면 나중에는 광역의회조차 폐지하자고 할 것이다. 지방의 문제를 지방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지방의회뿐이다. 오히려 지방의회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만약 구청장조차 임명제로 환원된다면 집행부가 강하고 의회가 약한 현재의 구조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때문에 구청장 임명제는 더 많은 논의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본다.”
- 지방의회 위상강화를 위한 대외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데,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제13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것은 대전시의회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방자치가 부활돼 21년째라지만 지방분권과 자치발전은 아직도 요원하다. 무엇보다 의회인사권 독립과 정책보좌관제 도입에 대해서는 전국의 모든 의회가 공통된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례로 2012년 11월에는 지방의회 역사상 최초로 전국의 광역·기초의원 3800여 명이 세종문화회관에 모여 지방분권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해서 인사권 독립, 입법보좌관 도입 등 7개항에 대한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 의회와 집행부가 너무 밀착돼 있어 견제 기능이 약하다는 평가를 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일부에서 그런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떤 이는 제가 온건하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어떤 이는 제가 시장과 당적이 같기 때문에, 어떤 이는 의회 다수당이 시장과 당적이 같다는 이유 등으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약할 것이라고 하는데 기우에 불과하다. 감시를 위한 감시, 비판을 위한 비판은 지양해야 한다고 보지만,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집행부가 일방 통행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거나 여론과 시민이익에 배치하는 행정을 할 경우는 강력하게 제지해 나갈 것이다. 6대 의회 후반기는 소속 정당과 정파를 초월해 오직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다.”
- 세종시와 내포신도시 개발로 대전의 인구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라도 있나.
“상생과 협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대전은 지금 크게 두 가지 당면현안을 갖고 있다. 대외적으로 역사적인 세종시 출범에 따른 충청권 상생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대내적으로는 신도심과 원도심 간의 격차 해소 및 원도심 활성화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의회가 중심이 돼 현안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제203회 임시회에서 6명의 의원이 참여하는 ‘대전·충청·세종 상생발전 특별위원회’와 8명의 의원이 참여하는 ‘원도심 활성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구체적이고 특별한 성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특위활동을 지원하고 격려해 나가겠다. 제2차 정례회의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가 끝났기 때문에 이제부터 본격적인 활동이 전개될 것이다.”
- 2013년에는 어떤 비전으로 대전시의회를 이끌어갈 계획인지.
“새해에는 경기회복 속도는 완만한 반면, 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정치와 행정의 변화는 급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각종 지역현안 해결에 가일층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의회는 일자리 창출 등 서민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제 안정과 관련된 입법 활동과 정책개발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이미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통해 세종시 발전 등 충청권의 상생방안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충남도청사 이전에 따른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도 의회차원의 특별위원회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도록 하겠다. 엑스포재창조 사업, 도시철도 2호선 사업, 충청권 철도망 조기 착공 등 지역의 현안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의회 차원의 감시와 노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
- 새해를 맞는 소감과 대전시민에게 전하는 신년 인사를 부탁한다.
“대통령선거 등 2012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돌아보면 보람된 일도 있고 아쉬움도 있었겠지만, 2013년 새해에는 시민여러분의 가정에 복되고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우리 의회는 계사년 새해에도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의정을 펼쳐 나가겠다. ‘시민의 눈으로 시민의 마음으로’라는 의정슬로건을 항상 가슴에 품고 언제나 시민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 26명 시의원 모두가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행복과 대전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대전시 의회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변함없는 성원을 당부 드린다.”
대담=김도운 정치부장
정리=유상영 기자
사진=김상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