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안과 진단 등 디지털 헬스케어 진단·치료 플랫폼 확장 기대

▲ 무선 OLED 콘택트렌즈를 활용한 망막전위도 검사 시스템의 모식도.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어두운 공간에 고정형 장비를 이용했던 기존 망막 진단 방식을 대체할 ‘초박막 OLED’를 탑재해 무선으로 구동되는 차세대 안과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분당병원 우세준 교수, 포스 한세광 교수, ㈜PHI바이오메드,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활용한 세계 최초의 무선 콘택트렌즈 기반 웨어러블 망막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ERG(망막전위도)는 망막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측정할 수 있는 안과 진단법으로, 유전성 망막질환 진단이나 망막 기능 저하 여부 등의 검사에 폭넓게 활용된다.

기존 ERG는 고정형 장비를 이용해 어두운 방 안에서 환자가 눈을 뜨고 정지한 상태로 검사를 받아야만 했기 때문에 공간적 제약뿐 아니라 환자 피로도와 협조도의 문제를 수반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머리카락보다 6~8배 얇은 초박막 유연 OLED를 ERG용 콘택트렌즈 전극에 집적하고, 무선 전력 수신 안테나와 제어 칩을 함께 탑재해 독립 구동이 가능한 시스템을 완성했다.

기존 빛을 눈에 쏘이는 스마트 콘택트렌즈형 광원은 대부분 무기 LED를 활용했으나, 딱딱한 형태의 무기 LED는 점광원(한 점에서 너무 강하게 빛이 나옴) 특성으로 사용가능한 광량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OLED는 면광원으로 넓고 균일한 조사가 가능하며, 저휘도 조건에서도 충분한 망막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실제로 비교적 낮은 밝기의 126니트(nit,1니트는 촛불 한 개 밝기)의 휘도(밝기)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ERG 신호를 유도, 기존 상용 광원과 동등한 수준의 진단 신호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동물실험 결과 OLED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토끼의 눈에서 표면 온도가 27도 이하로 유지돼 눈을 덮고 있는 각막에 열로 인한 손상을 주지 않았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도 빛을 내는 성능이 유지됨으로써 실제 임상 환경에서도 유효하고 안정적인 ERG 검사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유승협 교수는 “초박막 OLED의 유연성과 확산광 특성을 콘택트렌즈에 접목한 것은 세계 최초의 시도이며, 이번 연구는 기존 스마트 콘택트렌즈 기술을 빛을 이용한 접안형 광 진단·치료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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