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남성 집중
조기 잠복 매독 가장 많아
충청권 발생률 전국 두 번째

지난해 국내 매독 환자가 2800여 명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30대 남성에게서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4년 매독 역학적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질병관리청 방역통합정보시스템에 신고·확정된 매독 환자는 총 279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5.4명이었다.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둠(Treponema pallidum)이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성병으로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다. 초기에는 성기나 항문 부위에 통증 없는 궤양이 나타나며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 발진, 신경계 손상, 심혈관 질환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모든 병기에서 페니실린 주사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지난해 매독은 4급에서 3급 감염병으로 상향되면서 표본 감시에서 전수 감시 대상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환자 매독 진단 시 24시간 이내 신고해야 한다.
병기별로 조기 잠복 매독이 1220명(43.7%)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기 매독 983명(35.2%), 2기 매독 524명(18.8%), 3기 매독 51명(1.8%), 선천성 매독 12명(0.4%)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자 2177명(78.0%), 여자 613명(22.0%)이었으며, 남자의 발생률(8.5명)이 여자(2.4명)보다 약 3.5배 높았다. 연령대별로 20대 853명(30.6%)과 30대 783명(28.1%)에서 발생이 집중됐으며, 20대의 발생률이 14.0명으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631명(58.5%)으로 가장 많았고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5.9명이었다. 충청권은 284명(10.2%)으로 환자 수는 경남권 383명(13.7%)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였으나 발생률은 5.1명으로 수도권 다음으로 높았다. 전국적으로는 7월(274명)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보고서에서 “매독 발생은 20~30대 남성에서 집중되는 전통적인 역학 패턴을 보였다”라며 “지속적인 감시체계 운영과 역학조사를 통해 예방·관리 정책 수립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하고, 개인정보 보호와 공중보건 목표 간 균형을 고려한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근우 수습기자 gnu@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