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고철 발생 연간 약 7000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며 파문
10년 넘게 수의계약으로 서울 여의도 소재 A복지재단에 매각

▲ 사진은 한국동서발전㈜ 당진발전본부 전경

한국동서발전㈜ 당진발전본부(이하 본부)가 석탄발전 과정에서 매년 수천t씩 발생하는 상시고철을 서울의 A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해 온 것이 뒤늦게 알려져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진에는 전기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환경 오염물질을 떠안기고, 정작 실질적인 이득은 엉뚱한 사람들이 챙기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본부에 따르면 석탄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시고철은 연간 약 7000여 톤에 이른다. 이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규모이며 본부는 이를 10년 넘게 수의계약으로 서울 여의도 소재 A복지재단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당진 시민들의 여론은 들끓고 있다. 지역을 배제한 것은 물론 그동안 본부가 취해온 태도와 해명도 석연치 않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본부는 그간 지역의 고철 수의계약 요청에 대해 “고철 관련 중간폐기물 처리 면허와 일정 규모 이상의 야적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요구를 묵살해 왔다. 반면 A복지재단은 관련 면허가 없음에도 명의를 대여해 수의계약으로 매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이중 잣대 논란마저 일고 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4호는 사회복지법인과의 수의계약이 가능하지만 동시에 제12조에서는 “계약을 이행할 능력과 자격조건, 즉 면허를 갖춰야 한다”고 돼 있다. 이 밖에 조달청은 “복지단체 명의만 빌리고 제3자가 실제 처리하는 경우 수의계약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석문면 주민 K 씨는 “상기고철 수의계약 특혜 의혹과 주민들의 건강피해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데 지역을 배제한 본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지역과 상생한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지역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분개했다.

다른 주민 L 씨는 “지역에는 장학금 등 생색내기 식으로 찔끔 내놓고 정작 큰 먹거리는 편법 의혹을 받으면서까지 외지로 빼돌린 것이 공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인지 묻고 싶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본부 관계자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요건을 충족하는 적격 단체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했다“며 “현재 계약상대방은 동 법령에 부합하는 자격요건을 충족한 합법적 계약 상대”라고 해명했다. 특히 “현행 법률상 단체의 지자체 연계성은 계약 대상 선정의 법적 요건이 아니다”며 “이를 이유로 적격한 단체를 배제할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본부는 2025년 하반기부터 지역 업체를 포함한 자격요건을 갖춘 업체가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할 계획”이라며 “제도 개선에 앞서 당진 지역 업체를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사전에 설명한 바 있다. 향후에도 지역사회와의 실질적인 상생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상시고철 매각과 관련해서 “본부와 계약상대방 간에는 어떠한 특수 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고철매각 예정가격 산정 시 한국감정평가협회에서 2개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의 공식 감정평가 절차를 거쳐 확정한 감정가 이상으로만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당진=조병길 기자 jb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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