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영화산업이 장기 침체에 빠진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대폭 증액하며 본격적인 회복 지원에 나선다.
중·저예산 영화와 독립영화, 기획개발부터 상영까지 전반적인 지원이 강화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영화 분야 예산안이 올해보다 669억 원(80.8%) 증가한 1천498억 원으로 확정됐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긴급 지원이 편성됐던 지난 2022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 규모다.
문체부는 한국 영화산업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영화산업 회복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영화계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이번 예산안을 마련했다.
앞서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지난 달 14일 영화계 간담회 등에서 "한국 영화를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술 수준의 긴급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영화 분야 예산은 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편성됐다.
중예산영화 제작지원 예산은 올해 10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늘리고, 영화 기획개발지원 예산도 올해 47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확대한다.
지난 2023년 이후 중단됐던 '차기작 기획개발비 지원' 제도는 17억 원을 들여 복원하고, 독립·예술영화 상영 지원사업은 신설해 18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영화 투자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영화계정에는 올해보다 두 배 많은 700억 원을 출자해, 총 14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기반 영화제작에 22억 원을 새롭게 지원하고, 부산 기장촬영소 내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건립에는 164억 원을 배정했다.
정상원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한국 영화산업이 조속히 회복돼 K-콘텐츠 미래를 이끌 주역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