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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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수술에 이어 어깨 수술까지 받으며 재활 중인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이 1군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선수 본인의 요청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정이 사실상 해외 진출 자격 요건을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등록'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키움은 지난 19일 공식 입장을 통해 “군 복무를 마친 안우진을 선수 본인의 요청에 따라 지난 18일 확대 엔트리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우진은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을 시작으로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30일 고척 SSG전까지 남은 7경기 동안 1군 더그아웃에 합류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보인다. 안우진은 지난 2018년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은 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 2022시즌에는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의 성적으로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며,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이듬해에도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로 활약하며 입지를 다졌다.

통산 성적은 156경기 620이닝 43승 35패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3.21이다.

하지만 이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까지 이행하면서 한동안 마운드를 비웠다.

최근 소집 해제를 앞두고는 자체 청백전 등판 이후 벌칙 펑고 훈련 도중 넘어져 어깨를 다치는 불운을 겪었고, 결국 다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구단은 안우진에게 전담 트레이너와 의료진을 붙여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선수 본인이 “시즌 막판이라도 선수단과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구단은 내부 논의 끝에 이를 수용했다.

키움은 “KBO에 사전 문의해 등록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설종진 키움 감독대행은 “우진이가 1군 명단에 들어와 젊은 선수들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시각도 있겠지만, 전반기부터 꾸준히 신인들에게 기회를 줬다”고 밝혔다.

안우진 역시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아쉽다. 다만 선수단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어 큰 힘이 된다”며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돼 설레고, 남은 기간 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야구계 일각에서는 이번 1군 등록을 순수한 '배려'로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어깨 수술 직후로 등판은 물론 정상 훈련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1군 등록을 감행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이번 등록이 안우진의 자유계약선수(FA) 및 포스팅 자격 요건과 직접 맞물려 있다는 점이 논란을 키운다.

KBO 규정상 FA는 1군 등록일수 기준 145일 이상을 1시즌으로 인정하며, 이를 8시즌 이상 채워야 자격이 주어진다. 7시즌만 채워도 구단 동의 하에 포스팅을 통한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안우진은 1군에 6일만 더 등록되면 이번 시즌이 ‘완전한 시즌’으로 인정돼 향후 자격 요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사진=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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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번 조치가 해외 진출 시기를 오는 2029년에서 2028년으로 앞당길 수 있는 결정적 변수가 되는 셈이다. 관련 질문에 대해 안우진은 “정확하게 계산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는 구단에도 나쁠 게 없는 결정이다.

키움은 김하성(현 애틀랜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 등 주축 선수들을 포스팅을 통해 해외에 진출시켜 왔으며, 이 과정에서 운영 자금을 확보해왔다.

따라서 이번 결정 역시 ‘선수를 위한 배려’라는 명분 아래, 구단의 장기 전략과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복수의 야구계 관계자들은 “규정을 이용한 편법”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키움의 이번 결정은 안우진 개인에게는 복귀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리그 전체에는 제도적 허점을 노린 선례로 남을 수 있다.

구단의 전략적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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