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교육연구소장

묻지마살인 사건, 성폭력 사건…. 참으로 참혹하고 치명적이지요. 모두가 순간의 분노, 순간의 욕정을 참지 못해 저지른 범죄지요. 이처럼 모든 범죄는 하나 같이 분노와 욕망의 감정에 의해 저질러진다 하겠습니다. 인간의 감정 중 대부분의 감정은 자기 자신에 국한되지만, 분노와 욕망의 감정은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남과 주위 그리고 사회에도 폐해를 주며 치명적일 수 있지요.

남과 사회에까지 폐해를 주는 분노의 감정 그리고 욕망의 감정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화가 났을 때 15초만 참으면 서서히 가라앉아 15분 후에 사라지기에 분노의 감정은 시간의 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욕망은 하늘이 인간에게 준 DNA 감정으로서 죽을 때까지 욕망의 끈을 놓지 못하지요. 따라서 욕망은 평생의 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감정을 다스림에 있어서도 분노는 화가 일어나는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다스리면 되지요. 그리고 욕망은 평생 일어나기에 언제나 탐욕하려는 자신을 알아차리고 다스려야 하지요.

욕망은 우리의 삶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약도 지나치면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되는 것처럼 욕망도 적당하면 삶의 추진력이 되는 약이 되지만, 지나치면 삶을 파괴하는 독이 되지요. 욕망의 속성은 끝이 없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아 끝없는 탐욕으로 이어지지요. 그리하여 결국 파멸을 초래하지요. 성실한 사업자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하루아침에 망하고 성실한 직장인이 무리한 주식투자로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고 은퇴 후 투기사업으로 평생 노후 자금을 다 날린 것 등은 일확천금의 탐욕 때문이요, 욕망이 욕망을 불러 당한 결과라 하겠습니다.

사치와 탐욕의 속성은 같아서 사치는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옷, 더 좋은 차’처럼 ‘더’가 붙지요. 욕망도 욕망 위에 탐할 탐(貪) 자를 붙이면 탐욕이 되지요. 브레이크 없는 열차가 계속 질주하다가 벽에 부딪혀 부서지고 나서야 멈추는 것처럼 사치나 탐욕도 계속 더, 더, 더… 하다가 파멸을 한 뒤에야 끝이 나니 이것이 인간의 한계라 하겠습니다.

사치와 탐욕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면 타죽을 줄 모르고 불속으로 날아드는 불나비처럼 자기도 모르게 사치와 탐욕의 불에 자신을 불 태우게 되니 이 또한 인간의 한계라 할 수 있지요. 대체로 권력자는 권력의 탐욕으로 망하고 그의 부인이나 가족은 사치로 망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지요.

99만 원 가진 사람이 100만 원을 채우려고 만 원 가진 자의 돈을 뺏는다지요. 이처럼 돈이 많을수록 지위와 권력이 높을수록 그 탐욕도 비례하지요. 따라서 없는 자보다 가진 자, 낮은 자보다 높은 자일수록 자신의 욕망을 다스리고 절제하는 마음 다스림이 필요합니다.

국가 지도자나 정치지도자들의 개인적·정치적 욕망에 의한 후유증은 메가톤급으로 사회나 국가·국민에 치명적 일 수 있지요.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자신의 정치적 야망으로 자신의 파멸은 물론이고 나라와 국민에 얼마나 큰 고통을 주었습니까.

5000만~8000만 명이 희생된 제2차 세계대전은 히틀러의 욕망에 의한 세계적 대재앙이었지요. 북한은 나라라기보다는 온전히 정치독재자 한 사람의 욕망으로 운영되는 개인의 욕망 집단이라 할 수 있지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통사람들의 탐욕은 자기 자신과 주위에 죄를 짓지만 가진 자, 배운 자, 높은 자들의 탐욕은 국가와 국민에게 죄를 짓지요. 지도자의 자기 자신 다스림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을 위한 최고선(最高善)이라 하겠습니다.

탐욕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답은 무엇일까, 止(그칠지) 자입니다. 한 숟가락 더 먹고 싶을 때 숟가락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처럼, 그쳐야 할 때를 알아차려 그치는 것이 사치와 탐욕에 빠지지 않는 길이지요. ‘그칠 줄 알아 그칠 때에서 그치면 한평생 부끄러움이 없다(知止止止)’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끝없이 일어나는 욕망을 다스리고 절제하여 브레이크 없는 욕망의 열차에 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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