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도 시인·아동청소년문학작가
토끼 다리는 길다
거북이 다리는 짧다
당연히 토끼가 빠르다
그러나 거북이는 오래 산다
무엇을 중심가치에 놓고 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토끼는 거북이보다 다리가 길어서 빨리 뛸 수 있습니다. ‘달리기’를 놓고 비교했을 때 그렇지요. 하지만 누가 더 ‘오래 사나’를 놓고 본다면 거북이가 토끼보다 오래 삽니다. 토끼의 게으름을 강조하면 달리기 경주에서 거북이가 승리합니다. 단 거북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토끼가 달리다 말고 잠을 잔다는 ‘설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자연 현상과 다르게 어떤 설정을 통해 사람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문학입니다. 사람은 살면서 많은 일을 자연 현상에 기대는데, 그럴 때 우리는 당연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당연한 일을 곧잘 잊고 삽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 아기의 이는 언제 나나요? 날 때 되면 납니다. 이 당연한 일을 잊고서 우리는 온갖 의심과 조바심에 안절부절 못 하지요.
금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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