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베이비부머 10명 중 7명은 귀촌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중소기업에 취업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라는 조건부에서다. 지역 중소기업 10곳 중 5곳가량이 50대 이상 중장년을 채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은퇴기에 접어든 수도권 베이이부머의 지역 중소기업 취업을 도와 지역 인력난을 해소하고 경제 활성화를 끌어내자는 한국경제인협회의 제언이 설득력을 얻는 함수다.
한경협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시행한 조사 결과 수도권 베이비부머 500명 중 73%인 365명이 지역 중소기업에 취업 기회가 주어진다면 귀촌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귀촌 희망 이유로는 건강한 생활 유지(24.6%), 여유로운 생활·휴식(22.9%), 자연 친화적 환경(20.7%), 주거비·생활비 절감(15.6%) 등을 들었다. 형편이 된다면 인생 2막은 각박한 대도시를 벗어나 일과 삶을 병행하며 느긋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것으로 공감된다.
귀촌 선호 지역으로는 충청권이 3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원권 27.4%, 호남권 15.9%, 영남권 10.4%로 수도권과의 거리에 비례했다. 선호 직무는 관리·사무직 30.7%, 서비스·판매직 20.7%, 농림어업 종사자 15.9%, 생산·제조직 14.8% 순으로 다양했다. 근무 형태는 시간제 (47.7%)가 전일제(9.6%)를 압도했지만 둘 다 가능하다고 답한 비율도 42.7%였다. 희망 임금 평균값은 227만 원이었다.
한경협은 앞서 지난달 23일 베이비부머와 지역 중소도시, 중소기업 ‘3자 연합 모델’ 추진을 통한 선순환 상생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베이비부머는 비수도권에서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등을 기반으로 노후를 설계하고, 중소도시는 임대주택과 의료·복지 서비스 등을 제공해 정착을 도우며, 지역 중소기업은 이들을 채용해 인력난을 해소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모델이다.
한경협이 지역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2.2%가 ‘50대 이상 중장년을 채용하겠다’고 답했다. 이 중 60.7%는 만성적인 인력난을 호소했다. 채용 의지는 취업 의지와 얼추 박자가 맞는다. 이들을 채용할 경우 지급할 수 있는 최대 월급 수준은 평균 264만 원이었다.
3자 연합 모델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수도권 집중 완화와 균형발전, 지역사회 인구 유입, 지역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 등 난문의 짐을 덜어주는 만능잡이이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비수도권 도 지역으로 순유입된 베이비붐 세대 인구가 약 17만 명이고 보면 귀촌은 말로만 하는 건 아니다. 그럴싸하게 보이는 수요와 공급의 그림을 짜 맞춰 현실화하는 게 관건이다. 정부가 나설 차례다. 제시된 정책 과제 등을 잘 살펴 가며 귀촌 근육을 단련시켜줘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