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성 전 둔산여고 교장
많은 사람이 말하고 있는 ‘백세시대’에 가장 큰 관심사는 건강한 노년 생활을 할 수 있는가가 문제다. 대부분 칠팔십 대에 있는 분들이 걱정하는 것은 오래 살고 싶은 것보다 사는 날까지 ‘사람답게 살다가 갈 수 있는가’를 걱정하고 있다. 혈압, 당뇨 및 파킨슨병의 후유증으로 오는 신체장애 및 치매로 오는 인지장애 등으로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경우를 가장 두려워하며 살고 있다. 누구도 건강에 대해서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많은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살다 자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가기를 소망할 뿐이다. 우리의 수명은 신만이 알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건강의 중요성을 일찍이 일깨워 준 분들이 있어서 지금도 항상 그분들에게 감사하며 살고 있다. 제가 정년퇴직하기 전 마지막 학교 근무할 때, 가을 어느 날 선생님들 몇 분이 토요일에 상신리에서 금잔디 고개를 거쳐 남매탑으로 내려와서 동학사에서 저녁을 먹자고 해서 함께 했다. 그때는 제가 일주일에 4일 정도는 과음할 때였다. 몸도 상당히 비대했었다. 하신리에서 금잔디 고개 오르는 길이 그리 경사도 심하지 않은 편인데 숨을 헐떡거리면서 곧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면서 걷기가 힘들었다. 동행하던 선생님들이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내 몸이 이 정도인가 하는 실망감을 느꼈다. 그러나 참고 가자고 마음먹고 최선을 다해서 금잔디 고개까지 갔다. 그 후에는 별로 경사지지 않아서 힘들지 않게 산행을 마쳤다. 돌아와서 선생님들이 진지하게 걱정을 해주셨다. 그러면서 매달 한 번씩 산행하는 동아리를 함께하자고 하셨다. 나는 참 고마웠다. 그리고 열심히 그 동아리 활동에 참여했다. 그래서 대전 둘레산 12구간을 일년에 걸쳐서 돌았다. (나는 두 구간은 전날 과음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리산 종주, 설악산 종주에도 나를 참석시켜 주었다. 항상 내가 맨 뒤에 처져 일행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 그래도 그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나를 위해서 너무나 많은 헌신적인 행동을 해주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는 건강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몸이 좋아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 이년 과정이 끝나고 나는 퇴직 했다.
퇴직 후, 처음에는 갑천 변을 매일 6㎞씩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8㎞, 10㎞, 12㎞씩 늘렸다. 일 년이 지난 후에 열심히 걸을 때에는 한 달에 200㎞∼250㎞까지 걸었다. 칠십 가까이 돼서 하루에 신탄진에서 출발해서 금강 자전거 길을 따라 세종까지 30㎞, 다음 날은 세종에서 공주까지 20km를 걸어 보았다. 걷고 나서 뿌듯한 성취감도 맛보았다. 한편으로는 퇴직한 친구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계족산 임도길 산행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함께하는 친구들이 모두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지금 칠십 중반이 됐는데 건강검진에서 신체나이가 육십 대 초반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현직에 있을 때는 건강검진을 하면 몇 개는 항상 정상 범위를 벗어나서 걱정했었다.(특히, 간 관련된 항목) 그런데 지금은 하나도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것 없이 깨끗하다. 이 결과는 지난 10년 동안 열심히 걷고, 금연, 금주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칠십이 넘으면서 매일 걸어서 하체 근육은 좋은데 상체 근육이 빠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년 전부터 헬스를 시작했다. 운동할 때, 먼저 신체 균형을 잡는 운동을 하고 다음에 근력운동을 한다. 특히 나이를 들수록 신체 좌우 균형감각이 상실되어 잘 넘어지고 쓰러지는 것이다. 칠십대에서는 특히 이 부분에 관심을 두고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으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칠십대에 건강하려면 육십대에 노력하고 팔십대에 건강하려면 칠십대에 노력하여야 한다. 나는 지난 십년 동안 열심히 노력한 덕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칠십대에서는 더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먼저 몸의 균형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과 상체 근력 강화 운동과 더불어 아침마다 소리 내어 책을 읽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옛날 어른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 또는 책을 큰소리로 읽던 것은 지혜로운 삶이었다고 생각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회생활 범위가 좁아지기 때문에 타인과 이야기 하는 시간이 짧아진다. 이는 우리 두뇌를 노화시키는 일이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소리 내어 한 시간 정도 읽는 것은 두뇌 건강에도 좋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침에 책을 읽고 나면 머리도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나이를 먹을수록 내 몸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 같다. 우리 모두 노력해서 건강한 노후 생활을 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