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기조 유지 속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와 비교해 국어·수학·영어 모두 비슷하거나 조금 어렵다는 평이다.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의 도움말로 2026학년도 수능 영역별 난이도를 분석해 본다.
◆ 국어
국어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조금 어렵게, 올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난이도로 출제됐다. 독서와 문학, 언어 등은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난이도였으며 화법과 작문은 쉽게 출제됐다.
독서 영역(공통 과목)에서 주제통합형 지문은 6월 모의평가와 동일하게 사회 영역으로 구성됐다. 담보의 법 해석 의미와 보증 채무, 과학과 인문 등이 EBS와 연계돼 출제됐다. 다만 배경지식의 유무에 따라 체감 난이도는 수험생 간에 차이가 났을 것으로 분석된다.
화법과 작문(선택 과목) 체감 난이도는 지난 수능 및 6월·9월 모의평가에 비해 비교적 평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언어와 매체(선택 과목) 체감 난이도도 어렵지 않게 출제됐지만 9월 모의평가와 같이 선지를 세밀하게 확인했어야 풀 수 있도록 구성됐다.
◆ 수학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올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다소 출제됐던 공통과목은 계산량이나 발상이 어려운 문항들이 출제돼 체감 난이도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확률과 통계 과목은 다른 선택 과목에 비해 절대적으로 낮은 난이도로 출제됐다. 다만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 계산량이 다소 많아 최근 상당히 평이하게 출제되던 경향과 비교하면 체감 난이도가 다소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미적분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게 출제됐으며 기하는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거나 조금 어렵다는 평이다. 다만 9월 모의평가와 같은 기조로 단답형 30번에서 변별력을 확보했다.
◆ 영어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은 올 9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어렵고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운 난이도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EBS 연계율은 약 55% 수준이며 연계 문항은 EBS 교재와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활용한 간접 연계 방식으로만 출제됐다.
2025학년도 수능과 2026학년도 9월 모의평가에 비해 지문의 난이도가 다소 높으며 변별력이 있는 고난도 문항으로는 제목 유형의 24번, 빈칸 추론 유형의 32번, 33번, 34번, 순서 배열 유형의 37번으로 분석된다.
대의 파악 유형(18~24번) 중 24번 문항의 오답 선지를 가려내는 것이 까다롭고 빈칸 추론 유형(31~34번)은 가장 어렵게 출제된 유형으로 분석된다. 특히 33번의 경우 오답 선지의 매력도가 높았으며 34번의 경우에는 지문이 어려워서 정답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간접 쓰기 유형(35~40번) 중 37번의 경우 전체 글의 흐름을 논리적으로 파악해야 해서 순서를 찾는 것에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삽입 유형 39번의 경우 생소한 소재의 지문을 다루고 있기에 글을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한국사 & 탐구 영역
한국사는 전반적으로 ‘쉬운 한국사’ 기조를 유지했고 출제 빈도가 낮았던 개념을 단독 출제 소재로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동아시아사에서는 자료를 면밀히 읽고 추론해야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항들이 출제됐다. 세계사에서는 제시 자료를 꼼꼼히 독해하지 않으면 다른 선지들과 혼동할 수 있는 문항이 다수 출제됐다.
생활과 윤리는 다양한 시사적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꼼꼼한 독해를 요구하는 문항들이 출제됐고 환경 윤리와 사회 계약론 문항은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다. 윤리와 사상은 꾸준히 고난도로 출제되며 단순 암기보다는 각 사상을 이해하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선지들이 제시됐다.
한국지리는 전반적으로 평이한 난이도의 문항들이 주를 이뤄으나 기후 문항과 지역 지리 문항에서 변별력이 있는 문제들이 눈에 띄었다. 경제는 제시문의 길이가 길어졌고 이자율 문항이 신유형으로 출제됐다. 정치와 법에서는 문항의 유형과 배치가 기존 기출과 다른 양상을 보인 점이 인상적이다. 사회·문화는 주어진 자료 양이 많아 풀이에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 탐구 영역에서는 개념형 문항과 자료 분석·해석 문항을 중심으로 출제됐다. 물리학 Ⅰ에서는 등가속도 문항이 처음 출제됐고 전자기 유도 문항은 복잡한 형태로 출제돼 실수 없이 풀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화학Ⅰ에서는 쌓음 원리와 파울리 배타 원리를 다룬 문항이 출제됐으며 생명과학Ⅰ에서는 새로운 자료를 주거나 기존 자료를 다른 방식으로 제시해 분석 능력과 해석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됐다. 지구과학Ⅰ에서는 자료 해석형 문항이 다수 출제됐고 사소한 실수를 유발하기 쉬운 요소들이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