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주도형 시민성 성장의 장, 지역사회 문제 해결의 첫걸음
학생들의 목소리로 지역사회 변화 이끌기, 실천적 참여의 중요성

세종시교육청은 민주시민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생사회참여발표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축제는 단순한 대회 형식을 넘어 2024년부터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들이 스스로 지역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한 탐구 및 실천 활동을 공유하는 학생 주도형 시민성 성장 축제로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학생들이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학생사회참여발표 축제’는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체득하도록 돕는다. 이는 교실에서 배우는 민주주의를 실제 삶에서 실천하는 경험으로 확장시키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체로 성장하게 된다.
올해 축제는 세종청소년활동진흥센터, 세종시 학생마을계획단, 남세종·고운청소년센터 등 지역 유관기관과의 협력으로 운영됐으며 총 16팀의 학생과 청소년이 참여,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정책 제안과 캠페인 기획을 발표했다. 특히 환경, 문화, 안전, 인권 등 다양한 사회 의제를 청소년의 관점에서 창의적으로 다룬 점이 돋보였다.
◆‘미래의 시민’이 아닌 ‘지금의 시민’으로: 해밀 원수산탐험대
해밀초등학교 4학년 원수산탐험대 김가을, 양지훈, 유성윤, 임하린 학생은 마을 문제 해결을 위한 탐구의 여정을 시작했다. 원수산 놀이터 찾기가 어려워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거리 곳곳에 쓰레기가 방치돼 있는 상황을 목격한다. 애완견을 데리고 나오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정류장에서 불필요하게 켜져 있는 조명을 발견하고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없는 부실한 보도블록도 목격한다.
이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포스터와 글로 해결책을 작성하고 이를 해밀동 복합커뮤니티 센터와 시청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특히 원수산탐험대는 놀이터와 관련된 문제에 집중한다. 놀이터에는 이름이 없어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하고 두 번째 놀이터의 이름과 안내 표지판이 달라 혼란을 초래한다. 세 번째 놀이터는 학생들이 부르는 ‘도토리 놀이터’가 아닌 ‘달메뜰 근린공원’으로 잘못 표시돼 있다.
이들은 ‘놀이터 이름을 지어주세요’와 ‘놀이터를 잘 찾게 표지판을 고쳐주세요’라는 두 가지 제안을 한다. 이러한 제안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하려는 진심 어린 바람이 담겨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문제를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기회를 가지게 돼 매우 뿌듯해한다. 김가을 학생은 “우리가 찾은 문제를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어서 기쁘고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놀이터를 잘 찾아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학교·지역사회와 함께 ‘학교 급식 잔식 기부’로 나눔과 환경보호 실천
새롬고등학교의 ‘세바두(세상을 바꾸는 두드림)’ 동아리 학생들은 학교 급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이들은 손대지 않은 예비식(잔식)이 그대로 폐기되는 현실에 주목해 이를 사회적 약자에게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잔식 기부를 통해 학교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량을 줄이고 예산을 절감하며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돕는 배려와 나눔의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학교 급식의 잔식 기부는 각종 위생 및 행정 규정으로 인해 추진하기 어려웠으나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교육부, 보건복지부가 관련 정책을 수용하면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세종의 경우 여전히 제도적 한계로 실질적인 급식 기부가 어려운 상황으로 세종시 역시 잔식 기부 조례가 제정돼 있지만 현재는 ‘완제품 음식’만 기부 대상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세바두 동아리 학생들은 경기도 수원 매탄고 사례를 바탕으로 밥과 유통기한이 긴 반찬·김치 등도 기부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러 차례 교내외로 부스를 운영하며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해당 내용을 홍보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 8월에는 직접 세종시의회에 방문해 잔반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2분 발언을 진행했다. 이후에는 2생활권 ‘잇수다’에 참가해 정책을 홍보했고 9월에는 세종시의회에서 주최한 잔식 기부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 참여하여 조례 개정을 촉구하였다. 10월에는 세종환경교육센터에서 운영한 ‘환경교육한마당’에 참여해 시민들 앞에서 성과를 공유하는 발표를 진행하고 부스를 운영하여 시민들에게 잔식 기부의 필요성을 홍보하였다.
또 새롬동 ‘한마음문화축제’에서 부스를 운영하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동아리 프로젝트의 취지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활동도 벌여왔다. 세바두 동아리 학생들은 “작은 실천이지만 환경을 지키고 나눔을 확산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학생사회참여발표 축제를 통해 학생들은 직접 문제를 발견하고 의제를 설정하며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경험은 학생들에게 민주적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실질적인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 지역청소년 센터와 공공기관 등 다양한 지역 주체들이 학생 활동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학생-학교-지역사회’가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이 형성된다. 이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정종필 학교정책과장은 “학생사회참여발표 축제는 학생들이 일상에서 느낀 문제를 스스로 제기하고 그 해결 과정을 지역사회와 함께 공유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존중받고 이를 실천으로 이어갈 수 있는 참여 환경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