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부부 현빈·손예진이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나란히 남녀주연상을 거머쥐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현빈은 영화 ‘하얼빈’, 손예진은 ‘어쩔 수가 없다’로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박진영, 임윤아와 함께 청정원 인기스타상까지 받으며 이날 두 개 부문에서 모두 트로피를 안았다.

그러나 시상 결과가 발표된 뒤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특히 손예진의 여우주연상 수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현빈의 경우 ‘어쩔 수가 없다’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이병헌을 제친 결과가 의외라는 반응이 일부 있었고, 손예진은 해당 작품에서 주연이라기보다 조연에 가까웠던 역할이었다는 점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올해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현빈과 이병헌 외에도 박정민(‘얼굴’), 설경구(‘보통의 가족’), 조정석(‘좀비딸’)이 이름을 올렸다. 여우주연상 후보는 이혜영(‘파과’), 송혜교(‘검은수녀들’), 이재인(‘하이파이브’), 임윤아(‘악마가 이사왔다’) 등 굵직한 ‘원톱’ 배우들로 경쟁이 치열했다.

논란이 특히 손예진에게 집중된 이유는 영화에서 맡은 미리 역할이 극의 중심을 끌어가는 주연이라기보다 실직한 남편 만수(이병헌)를 보조하는 조연적 성격이었다는 지적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손예진 캐릭터는 강한 임팩트가 없었고, 사실상 작품은 이병헌의 연기 차력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영화제가 신뢰를 얻으려면 수상 결과가 납득 가능해야 한다”며 “이번 수상은 다소 뜬금없다”고 적었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손예진이 캐스팅된 이후 해당 역할의 분량이 늘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를 둘러싼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어쩔 수가 없다’는 최우수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총 6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다. 현재 미국 LA 아메리칸 시네마테크 회고전에 참석 중인 박찬욱 감독을 대신해, 이성민이 감독의 수상소감을 대리 낭독했다.

남우조연상은 이성민 ‘어쩔 수가 없다’, 여우조연상은 박지현 ‘히든페이스’이 수상했다. 신인남우상은 안보현 ‘악마가 이사왔다’, 신인여우상은 김도연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이 각각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