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개월간 청년 실업률이 10% 대의 높은 수치를 유지하면서 청년 실업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청년 실업률은 아직도 고공행진 중이다. ‘삼포시대’(취업, 연애, 결혼)를 넘어 이제는 ‘칠포세대’(인간관계, 집, 꿈, 희망)라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높은 청년 실업률’이란 암울한 현실과 지역 전문대학이란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매년 65% 이상의 높은 취업률로 말 그대로 성공가도를 달리며 주목받는 곳이 있다. 매년 꾸준히 대기업에 학생들을 보내는 등 ‘취업의 질’도 눈에 띈다. 학생들과 지도교수가 함께 고민하며 미래를 계획하는 대덕대학교 마케팅관리과. 그 성공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우리나라 국부창출의 심장 대덕연구개발특구. 이 한 가운데 위치한 대덕대학교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에 발맞춰 ‘청년기술창업’을 선도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창의성과 기술역량을 강화하는 도제식교육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제동행, 도제교육’의 교육방침을 모토로 대덕대만의 성과창출형 창의인재 육성은 많은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전공별 핵심개념과 원리를 얼마나 잘 가르치고 학생들은 이를 얼마나 잘 이해했는가를 평가하는 지식중심형 교육(Knowledge-Based Education)에서 벗어나 주어진 지식과 정보를 활용해 스스로 성과를 창출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그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는 성과중심형 교육(Outcome-Based Education)은 대덕대만의 특색이다.
마케팅관리과는 ‘사제동행, 도제교육’을 모토로 학생들과 교수들이 함께 호흡하며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대기업 취업의 명문 마케팅관리과
지난 2012년 현대로지텍(물류), 삼성증권, 롯데백화점, 한국담배인삼공사, 2013년 한화연구소 인사팀, LG그룹 금융팀, 지난해 SK그룹, 삼성그룹, 한화타임월드백화점(사무직), 올해 한일신협, SK그룹, 롯데백화점(사무직). 지역 전문대학의 한 학부에서 전공과목을 이수한 학생들이 거둔 성적표다. 대덕대 마케팅관리학과는 졸업인증제, 진로지도 등 입학 전부터 학생들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교수와 학생이란 관계보단 멘토와 멘티란 관계가 더 잘 어울린다. 일단 입학전형부터 다르다. 마케팅관리과는 고교성적보다 학생의 내면적인 평가를 위해 입학전형 시 면접시간을 강화했다.
고교성적도 중요하지만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선택기준으로 5~6명을 1팀으로 인성, 서비스마인드, 창의력, 성실성 적격여부를 위주로 면접을 진행한다. 학과에 대한 뚜렷한 비전, 미션을 가진 학생을 중심으로 선발한다. 수시합격자의 경우 입학 전부터, 정시학생들은 입학하자마자 교수들이 직접 학생들과 소통하고 불안한 미래 설계에 확신을 입힌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지도교수와 진로계획서를 함께 작성, 진로상담을 받는다.
진로상담은 본인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해 ‘취업 준비계획서’를 지도교수와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함께 고민하며 작성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진로상담을 통해 취업을 위한 경력관리, 전공자격증(유통관리사/물류관리사) 및 컴퓨터활용 자격 취득, 사회봉사 활동 등을 1학년부터 꾸준히 지도교수가 1대 1로 확인한다. 또 개인별 매주 1회 취업관심분야의 2~3개 신문, 인터넷기사를 요약 정리해 과제물을 제출하고 다른 학생들과 정보공유를 위해 수업시간에 발표하며 1학년부터 취업을 위한 면학분위기를 조성한다.
유통분야 전문가 초빙교수를 활용한 살아있는 교육도 차별화됐다. 마케팅관리과는 유통·마케팅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이론교육을 실시하며 실무교육은 대형백화점의 전문경영인(CEO)으로 근무경력이 있는 ‘기업체 실무전문가’를 초청해 학생들의 취업전략을 지원한다.
대기업 취업동아리 운영은 마케팅관리과만의 특색 중 하나다. 교수와 재학생이 함께하는 ‘대기업 취업준비 동아리’는 ‘대기업 직무적성시험’ 준비 특강을 매주 2시간씩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동아리방에서 학생 자율적으로 취업스터디그룹을 운영 하고 있다.
방학기간에도 프로그램은 지속된다. 1학년때부터 수립한 취업 준비계획서를 바탕으로 취업준비를 마친 후 2학년 하계방학 중에는 대기업의 물류유통, 서비스분야에서 인턴 근무를 받는다. 꾸준한 준비를 통해 인턴 근무를 한 학생들은 대부분은 대기업 인턴근무 후(2개월) 정규직으로 특별채용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공개채용은 서류, 전형절차만 거치고 입사해 직종과 직무에 대해 정보가 부족, 입사 후 직무와 적성 등이 맞지 않아 6개월 이내 이직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마케팅관리과는 방학 중 인턴근무를 통해 이를 최소화하고 기업 입장에서 입사 전 인턴근무를 통해 직무에 대한 적성, 인간성 등을 사전에 평가할 수 있어 기업 관계자나 학생들 모두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상담이 비결
남상국 마케팅관리과 학과장은 교수실의 문턱을 낮추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지속적인 소통’을 꾀하고 있다. 남 교수는 “최근 인터넷비즈니스의 급성장으로 물류량 급증가에 따른 매출규모가 증대되고 있으며 특히 기업형 대형할인 매장, 대형백화점 등 물류 및 유통기업의 신설에 따른 매출증가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물류 및 유통분야 전문가, 온라인 마케팅전문가, 샵마스터 전문가 양성에 대한 기업체의 요청이 증대되고 있다”며 “대전에도 많은 유통기업이 들어섰고 또 많은 기업들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백화점 샵마스터, 물류 및 유통전문가, 인터넷마케팅 및 온라인 창업전문가 양성에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대학에 들어온 만큼 학생들이 재학기간 동안 알찬 시간을 보내며 자신들을 미래를 설계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인생의 선배’로서 지원하고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졸업인증제를 통해 필수적으로 모든 학생이 1인 4자격증 취득, 컴퓨터 A등급 3개, 유통관리사, 학점평균 B이상을, 선택항목으로 사회봉사 40시간 이상 또는 하계방학 중(2학년) 대기업 인턴 참여를 통해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학생과 교수 모두 초기 적응하는데 어려움도 있었다.
남 교수는 “학생들이 대학 교수실 방문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는 우리 학생들도 쉽지 않았다. 물론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40여명의 학생들을 일일이 상담하고 관리하면서 업무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면서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SNS 등 그들의 놀이문화에 참여해 지속적인 대화를 시도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학생들도 이해하고 이제는 수업시간 전 “커피 마시러 왔습니다”며 교수실을 찾는 학생들도 있다”고 흡족히 말했다.
남 교수는 또 “학생들과 벽이 허물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걱정거리 등을 털어 놨고 이를 교수들과 함께 풀어갈 때 학생들의 환해지는 얼굴을 보면 힘이 절로 솟는다”고 덧붙였다.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남 교수는 “불경기에 청년실업률이 높다는 뉴스와 취업에 성공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을 것”이라며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본인이 취업을 원하는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미리 준비하고 어필한다면 기회는 있다. 이를 홍보하는 것이 마케팅 아닌가. 우리 학과는 진로지도를 통해 학생별 개인 진로카드를 작성, 상담하고 있다. 입학함과 동시에 꿈이 뭔지, 원하는 기업이 있는지 등을 함께 고민해보고 그 꿈 또는 취업 성공을 위해 준비해야할 것들을 교수와 함께 차근히 단계적으로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 있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는 온다”고 훈수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