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 페로브스카이트 물질 이용…작동속도 빠르고 전력소모 적어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소자보다 다양한 물리적 특성을 가진 금속산화물로 이뤄진 스핀 메모리 소자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캠퍼스 김진희 교수와 베트남 출신 박사과정 누엔 타치 씨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이용해 스핀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누엔 타치 씨가 제1저자로, 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8월 13일자에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부도체와 반도체, 도체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보이는 특별한 구조의 금속산화물로 실리콘 기반 반도체 소자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스핀 메모리 소자는 기존 반도체 소자에 비해 작동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은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데 산화물 자성체와 다른 금속 자성체를 자기터널접합 구조로 만들고 자기장으로 두 자성체 전자의 회전방향을 제어하는 게 소자를 실현하는데 관전이었다.

연구팀은 부도체인 스트론튬 타이타네이트와 란타늄 알루미네이트를 접합한 페로브스카이트를 만들고 이 물질로 스핀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란타늄 알루미네이트와 코발트 사이에 티타늄을 넣어 양질의 자기터널접합구조를 만들어 전자를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페로브스카이트를 이루는 두 물질은 부도체지만 그 접합면은 전기가 통하고 강자성과 초전도성을 동시에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두 물질의 접촉면에 전기가 흐르고 강자성을 띠는 특징을 이용, 기존 반도체 소자에서 사용되는 전하량 조절 대신 전자의 스핀 조절을 통해 스핀 메모리 소자를 처음으로 실현했다. 또 두 물질의 접합면에서 나타나는 강자성이 철과 같은 외부 불순물이 아닌 전자들의 상호작용이란 내재적인 원인에 의해 발현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김 교수는 “소자의 작동 온도 상온화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하면 고성능 산화물 스핀 메모리 소자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누엔 타치 씨는 이번 연구결과를 UST 박사학위 논문으로 발표, 14일 열린 UST 2015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탁월한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상을 수상했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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