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硏-美 노스캐롤라이나대 공동…항암제에 발생 DNA조각 검출 성공

▲ 공동연구를 수행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최준혁(가운데) 박사와 노스캐롤라이나대 마이클 켐프(왼쪽) 교수, 아지즈 산자르(오른쪽) 교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바이오임상표준센터 최준혁 박사팀은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아지즈 산자르 교수 연구팀과 함께 발암물질에 의해 유발되는 다양한 세포반응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분석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세포 내 유전물질인 DNA는 발암물질, 흡연, 자외선 등으로 손상된다. 이런 손상이 누적되면 암, 노화, 질병이 발생하지만 세포가 가진 다양한 복구시스템이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DNA 복구 시스템 중 하나인 뉴클레오타이드 절제 복구 과정에서 나타나는 세포반응에 대한 연구를 수행, DNA 손상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미량의 DNA 조각을 인간 세포에서 처음으로 검출했다. 극미량 DNA 조각은 손상된 뉴클레오타이드를 포함하며 DNA 복구 여부를 확인하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지난해에는 이 기술을 발전시켜 위험한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하지 않고도 DNA 조각을 검출했다. 자외선 노출 후 매우 짧은 시간에 발생하는 DNA 조각을 화학발광시키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 같은 연구성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자외선뿐만 아니라 발암물질이나 항암제에 의해 발생하는 DNA 조각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특정 DNA 손상만을 인지하는 고비용의 항체를 이용하지 않고 다양한 발암물질, 항암제에 의해 발생하는 각각의 DNA 손상 복구 조각을 신속하게 검출해 그 특성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DNA 복구뿐만 아니라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 세포신호 전달과정 등 다양한 세포반응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은 발암물질로 인한 질병발생 위험도나 항암제 투여 효과 등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임상 검사법의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피부암을 유발하는 자외선에 의한 세포 손상 분석에 국한됐던 기존과 달리 대상 범위를 발암물질, 항암제 등으로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 박사와 공동연구를 수행한 산자르 교수는 DNA 복구 메커니즘에 관한 세계적 석학으로 자외선 등에 의해 손상된 DNA 부위가 뉴클레오타이드 절제 복구 시스템에 의해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되는 메커니즘을 밝힌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생화학 분야 학술지인 ‘더 저널 오브 바이올로지컬 케미스트리’(The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10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