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소장에서 지방이 흡수되는 과정의 비밀을 밝혀냈다.

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김필한 교수 연구팀은 소장에서 지방이 흡수되는 과정을 고해상도로 촬영, 소장의 융모로 흡수된 지방의 전달 통로인 암죽관의 수축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관인 소장은 항상 쉬지 않고 움직이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해상도 촬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초고속 레이저 스캐닝 공초점 현미경과 소장의 상태를 보존하고 내벽을 고정할 수 있는 영상 챔버를 이용해 동물 모델의 소장 내벽에서 지방산이 흡수되는 과정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지방의 흡수 통로인 암죽관이 일정 주기로 수축·이완하는 현상을 발견했고 암죽관의 수축 정도가 소장에서 지방산 흡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암죽관의 움직임이 융모 내부에 다량 존재하는 민무늬근세포에 의해 발생하고 이는 체내에 분포된 자율신경계를 통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최첨단 고해상도 생체영상기술은 소장 내 다양한 물질 흡수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신약개발 과정에서 지용성 약물이 소장 내 암죽관으로 흡수를 유도해 간 독성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약물전달 방법을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사람이 섭취하는 다량의 지용성 영양소가 체내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자율신경계로 조절되는 융모 내부의 암죽관 제어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임상연구(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10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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