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큰 가르침 잊지 않겠습니다"

▲ 안희정 충남지사의 페이스북을 캡처한 사진.
안희정 충남지사

“이 땅의 역사,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를 깨우쳐준 선생님이시여….”

안희정 충남지사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인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별세를 아쉬워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안 지사는 지난 15일 신 교수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트위터(@steelroot)에 “신영복 선생님으로부터 ‘이 땅의 역사를,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를, 땅 위의 사람들’에 대해 깊이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헤어집니다만 막상 이별 앞에 서고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선생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안 지사는 16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 성공회대 성당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조문했고,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인영·박원석 국회의원, 유시민·노회찬 전 국회의원 등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영정.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신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육사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관으로 일하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년을 복역하고 1988년 광복절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해 감옥에서의 생각과 소회를 담은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통해 시대의 고통을 사색과 진리로 승화시켜 많은 존경을 받았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에서 정치경제학, 사회과학입문, 중국고전강독을 강의한 그는 1998년 사면복권됐고,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1·2’, ‘강의-나의 동양고전독법’, ‘처음처럼’, ‘변방을 찾아서’, ‘담론’ 등을 출간했다.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아 투병생활을 이어가던 신 교수는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의 영결식은 18일 성공회대 성당에서 엄수됐으며, 시신은 경기 고양의 서울시립승화원으로 옮겨져 화장됐다. 장지는 유족들의 의사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그가 떠나는 길, 성공회대 교정 곳곳에는 ‘사람이 희망임을 온몸과 영혼으로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대의 스승으로 진심으로 존경하며 돌아가심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등 신 교수의 제자들을 추모하며 손수 적은 메시지가 담긴 엽서 수백여 장이 나붙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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